[임대주택 BTL방식으로 건설] 중대형 임대 활성화 '고육지책'

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공공 부동산펀드의 밑그림이 BTL(임대형 민자사업)방식으로 그려지고 있다.

연기금 보험사 등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공공주택을 건설·임대하고,정부는 적정 수익률을 보장하는 구조다.민간에선 분양가 상한제와 원가공개 때문에 못 짓겠다고 하고,정부 재정으로만 주택공급을 확대하자니 돈과 시간이 너무 많이 든다는 판단 아래 나온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수익률을 보장하게 되면 어차피 정부 돈이 들어가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편법 정책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으며,중대형 주택 수요자까지 정부가 지원하는 것은 무리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당근 제시해 민간자본 유치임영록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공공 부동산펀드에 적정수익률을 보장하는 것은 민간의 풍부한 자금을 공공주택 확충에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요조사를 한 결과 장기 수익률만 보장된다면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가진 곳이 적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부동산펀드에 투자하게 될 민간자본은 자금을 장기로 운용하는 연기금과 보험사 등이 주가 될 전망이다.정부가 생각하는 적정 수익률은 5~10년짜리 국고채 금리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금융계에선 현재 장기 국고채 금리가 연 5.05~5.09%이기 때문에 보장 수익률은 연 5.1~5.5%가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여기서 정부 부담은 보장 수익률과 실제 임대 수익률과의 차이다.예를 들어 임대 수익률이 연 4.5%이고,보장 수익률이 5.5%라면 정부는 1%포인트만큼을 재정에서 지원한다.

물론 임대료 수입이 시장 수익률을 웃돈다면 정부 지원이 필요 없겠지만 이 경우 입주 수요가 없어져 주택공급 확대 목적을 맞추기 힘들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임차인에게 소유권 우선 부여

부동산펀드가 조성되면 시공사를 선정해 중대형 임대주택을 주로 짓게 된다.

중대형 주택 수요자는 시장의 전·월세에 비해 다소 낮은 임대료를 내면서 살게 된다.

정부는 입주자들이 일정기간을 거주하게 되면 임대주택의 소유권을 넘겨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무주택 가구의 '내집 마련'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한 차원이며,또 다른 공공임대주택 건설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여기에다 소유권을 넘겨주면 영구 임대하는 경우보다 임대료를 조금 높게 받을 수 있어 정부 재정부담을 줄이는 목적도 담겨 있다.

정부는 분양주택 최대 전매제한기간이 10년이란 점 등을 감안,입주한 지 10년이 지나면 소유권을 우선 부여하고 가격은 시세의 80~90% 수준으로 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문제는 없나

2005년부터 본격 시작된 사회간접자본(SOC) BTL 때와 같은 문제점이 우선 지적되고 있다.

적정 수익률을 보장하면 정부 재정부담이 들어가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굳이 복잡한 구조로 할 필요가 있느냐는 얘기다.

또 국채 수익률에다 일정 수익률을 더 얹어주느니 차라리 국채를 발행해 이를 재원으로 공공임대주택 사업을 하는 게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정부 지원 대상도 문제다.

정부가 목표로 하는 지원대상은 소득 5~6분위의 중산층이며 중대형 임대주택을 짓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부가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것은 본연의 임무지만,중산층의 주거 지원까지 나서는 것은 무리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여기에다 주택이 필요한 것은 서울과 인접 수도권인데 택지가 마련돼 있지 않으며,설혹 택지를 마련한다 해도 땅값이 비싸 정부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