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위원장 신변이상설 해프닝…한때 주가 영향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이 26일 외신을 타고 급속히 퍼졌으나 최근 나온 국내 소설책의 홍보 호외지에서 시작된 해프닝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지지(時事)통신은 이날 한국 소식통을 인용,"김 위원장의 건강에 중대한 이상이 발생했거나 김 위원장이 군부에 의해 원산에 있는 자신의 별장에 연금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또 김 위원장의 측근 그룹 사이에 치열한 권력 투쟁이 벌어지고 있을 가능성과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도 제기했다.

국내 한 공중파 방송과 주요 일간지는 오전 뉴스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이 기사를 방송하거나 실었다.

이 소식으로 인해 오전 증시에서는 한때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급기야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여러 동향이 정상적인 것으로 봐서 신빙성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발단은 소설책 홍보를 위한 호외지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대교베텔스만이라는 출판사는 소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의 저자로 유명한 김진명씨의 새 작품 '나비야 청산 가자'를 홍보하는 차원에서 '김정일 감금 사태 발생'이라는 제목으로 김 위원장 사진까지 넣은 호외지를 제작,배포했다.호외지 상단에는 '전면 광고'라는 작은 글을 삽입하고 '이 기사는 나비야 청산 가자 홍보물입니다'라는 문구를 넣었다.

호외지 중간에도 작은 글씨로 '프로젝트,나비야 청산 가자,개시'라는 책 광고를 넣기는 했다.

하지만 측면에는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사진이 담긴 기사까지 실었다.일반인이 구분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영락없는 신문의 호외 기사 형태를 갖췄다.

출판사측에서는 이 홍보지를 서울 종로 지하철 역 일대에서 5000여부나 나눠주고 국내 한 조간지에 끼워 각 가정에 배달도 했다.

그러나 파장은 컸다.

호외지가 발행된 이후 많은 일본의 언론사들이 국내에 사실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한 일본 언론사의 서울 지사는 출판사측에 직접 팩스를 보내 호외지의 전문을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