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혁신포럼 2007] (1) 쓰레기에서 보물을 찾아라 … 역발상으로 생각하면 돈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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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PC) 쓰레기 1t엔 금광석 17t에서 찾아내는 양보다 더 많은 금이 포함돼 있다. " (US 지오로지컬서베이)
대량 소비의 시대,자원 고갈은 심각한 문제다. 그러나 새로운 시각으로 보면 자원 확보에 돌파구는 얼마든지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쓰레기 매립장에 묻혀있는 알루미늄이 지구 전체에 매장돼 있는 양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구리와 금도 마찬가지다.실제로 이런 역발상으로 기회를 만드는 기업들이 있다. 알루미늄 제련업체인 알코아(Alcoa)와 종이팩 생산업체인 테트라팩(Tetra Pak)이 브라질 피라시카바에 세운 포장재활용 공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두 회사는 사용한 종이팩에서 알루미늄과 플라스틱을 분리할 수 있는 최첨단 플라즈마 기술을 개발해 이 공장을 만들었다. 이 공장은 연간 8000t의 플라스틱과 알루미늄을 처리할 수 있다. 과거엔 돈을 들여 처리해야 했던 종이팩에서 새로운 돈맥을 찾아낸 것이다.
이런 역발상이 한국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현재 우리가 빠져있는 '포지셔닝 트랩(postionging trap)'을 벗어나기 위한 두 방향은 바로 창의력과 모험심이다. 그 중 이런 역발상은 새로운 혁신 기회를 창출하는 창의적인 접근법을 강조하고 있다. 한경과 IBM은 '쓰레기에서 보물을 찾는 역발상'을 제안한다. 이른바 '방정식 뒤집기'(flip the equation)이다.
◆ 돈도 벌고 환경 문제도 없애고골프장용 첨단 인조잔디까지 개발하는데 성공한 세계 최대 인조잔디 업체인 미국의 필드터프(Field Turf). 이 회사는 나이키로부터 매년 폐신발 밑창 3000t을 공급받는다. 필드터프는 이를 원료로 고급 인조잔디를 만들어 운동장 등의 바닥재를 되팔고 있다. 이미 충격 흡수력이 뛰어나 세계축구연맹(FIFA)으로부터 국제경기를 치를 수 있는 축구장 잔디로 인정받은 것은 물론 미국미식축구선수협의회(NFL)로부터는 천연잔디와 인조잔디를 통틀어 가장 운동하기 좋은 잔디로 인정 받았다.
국내에서는 SK케미칼이 2004년 4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울산시 용연하수처리장에서 배출되는 378만9326㎥의 메탄가스를 재활용,벙커C유 200만ℓ를 대체했다.
전형적인 '방정식 뒤집기'를 통해 재활용.폐기→유통→제조.공급 순으로 접근,환경과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전형적인 사례들이다. 재활용을 위해 서로 다른 업종의 기업이 서로 네트워크를 구축해 협력하는 이른바 '역(逆)공급망'인 것이다. 이처럼 역공급망을 구축하면 기업은 폐부품을 공유하고 여러 부산물을 만들어 폐기물을 감소시키는 한편 새로운 수익을 얻을 수 있다.신제품 개발과 제작에 치우치고 있는 기업들의 혁신 노력을 그 반대인 제품 '분해'에서부터 생각하면 획기적 아이디어도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가령 전자업체라면 끊임없이 신제품을 출시하기보다 기존 제품의 성능을 보강하는 부품이나 플러그인(plug-in)의 '소프트 업데이트'를 내놔 수입을 유지하거나 증가시킬 수도 있다. 제품 위주의 사업 모델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옮겨가는 촉매 역할을 할 뿐 아니라 고객의 브랜드 충성도도 높일 수 있다.
◆ 공공서비스 혁신도 역발상으로
의료 교통 등 공공영역도 역발상을 통해 낮은 비용에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선진 미국 병원들의 경우는 의사가 아니라 간호사가 일부 질병에 대한 진료를 맡기도 한다. '의사결정 트리(decision-tree)' 진단 소프트웨어 사용법을 익힌 간호사를 배치해 환자를 선별하고,의사의 감독 아래 일반적 질병에 대해 간단한 처치를 해주는 시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런 의료서비스는 적은 비용으로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현재의 기술로 충분한 처리능력을 갖춘 의료 기기를 만들어 기술적 지식이 거의 없는 사람들도 문제없이 사용토록 할 수 있다.
대도시의 교통문제는 '차량 공유'를 통해 해소할 수도 있다. 이는 도시의 여러 곳에 공용차량을 배치하고,월 가입비나 1회 사용료를 내는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기술의 발전은 칩을 내장한 키를 통해 공유 차량의 문을 열게 해줄 뿐 아니라 운전자의 선호(운전습관,음악 선곡 등)에 관한 정보를 저장해 이용자가 왔을 때 자기 차처럼 느끼게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차량에 대한 사회 전체의 수요를 제한하면서도 차량 운전자는 소유에 준하는 만족을 얻을 수 있다.
◆ 남들이 보지 못하는 가치
이제까지 남이 찾아내지 못한 것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많은 이해관계자의 관점을 포괄할 것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삶의 측면에서 출발할 것 등 두 가지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새 기회를 찾을 때,한 기업이나 단일 국가의 이해만을 전제로 한 접근은 한계를 갖게 마련이다. 지금의 패러다임을 벗어나는 혁신 기회는 회사나 조직을 넘어 고객,학계,협력사 등 관련 이해 당사자들의 다양한 시각을 인정하고 이를 포괄한 새로운 관점에서 볼 때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즉 '대량 소비,대량 생산'을 전제로 환경 문제에서 혁신을 이루려면 방법을 찾기 힘들지만 환경운동가처럼 '적절한 수준의 소비' 관점에서 생각하면 새로운 시장을 볼 수 있다.
또 시급하게 개선이 필요한 작은 부분부터 생각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발명이 첫째,적용은 그 다음'은 구시대적 사고다. 기술을 개발한 뒤 이를 적용하려 하기보다 무엇이 우리 삶에서 가장 빨리 바뀌어야 할 것인가를 찾고 이를 개선할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혁신적이다. 혁신의 무게 중심은 한 가지 기술이나 한 가지 사업에 초점을 맞추는 지엽적 문제 해결에서 벗어나 사회적 이슈나 기회로 옮겨가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대량 소비의 시대,자원 고갈은 심각한 문제다. 그러나 새로운 시각으로 보면 자원 확보에 돌파구는 얼마든지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쓰레기 매립장에 묻혀있는 알루미늄이 지구 전체에 매장돼 있는 양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구리와 금도 마찬가지다.실제로 이런 역발상으로 기회를 만드는 기업들이 있다. 알루미늄 제련업체인 알코아(Alcoa)와 종이팩 생산업체인 테트라팩(Tetra Pak)이 브라질 피라시카바에 세운 포장재활용 공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두 회사는 사용한 종이팩에서 알루미늄과 플라스틱을 분리할 수 있는 최첨단 플라즈마 기술을 개발해 이 공장을 만들었다. 이 공장은 연간 8000t의 플라스틱과 알루미늄을 처리할 수 있다. 과거엔 돈을 들여 처리해야 했던 종이팩에서 새로운 돈맥을 찾아낸 것이다.
이런 역발상이 한국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현재 우리가 빠져있는 '포지셔닝 트랩(postionging trap)'을 벗어나기 위한 두 방향은 바로 창의력과 모험심이다. 그 중 이런 역발상은 새로운 혁신 기회를 창출하는 창의적인 접근법을 강조하고 있다. 한경과 IBM은 '쓰레기에서 보물을 찾는 역발상'을 제안한다. 이른바 '방정식 뒤집기'(flip the equation)이다.
◆ 돈도 벌고 환경 문제도 없애고골프장용 첨단 인조잔디까지 개발하는데 성공한 세계 최대 인조잔디 업체인 미국의 필드터프(Field Turf). 이 회사는 나이키로부터 매년 폐신발 밑창 3000t을 공급받는다. 필드터프는 이를 원료로 고급 인조잔디를 만들어 운동장 등의 바닥재를 되팔고 있다. 이미 충격 흡수력이 뛰어나 세계축구연맹(FIFA)으로부터 국제경기를 치를 수 있는 축구장 잔디로 인정받은 것은 물론 미국미식축구선수협의회(NFL)로부터는 천연잔디와 인조잔디를 통틀어 가장 운동하기 좋은 잔디로 인정 받았다.
국내에서는 SK케미칼이 2004년 4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울산시 용연하수처리장에서 배출되는 378만9326㎥의 메탄가스를 재활용,벙커C유 200만ℓ를 대체했다.
전형적인 '방정식 뒤집기'를 통해 재활용.폐기→유통→제조.공급 순으로 접근,환경과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전형적인 사례들이다. 재활용을 위해 서로 다른 업종의 기업이 서로 네트워크를 구축해 협력하는 이른바 '역(逆)공급망'인 것이다. 이처럼 역공급망을 구축하면 기업은 폐부품을 공유하고 여러 부산물을 만들어 폐기물을 감소시키는 한편 새로운 수익을 얻을 수 있다.신제품 개발과 제작에 치우치고 있는 기업들의 혁신 노력을 그 반대인 제품 '분해'에서부터 생각하면 획기적 아이디어도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가령 전자업체라면 끊임없이 신제품을 출시하기보다 기존 제품의 성능을 보강하는 부품이나 플러그인(plug-in)의 '소프트 업데이트'를 내놔 수입을 유지하거나 증가시킬 수도 있다. 제품 위주의 사업 모델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옮겨가는 촉매 역할을 할 뿐 아니라 고객의 브랜드 충성도도 높일 수 있다.
◆ 공공서비스 혁신도 역발상으로
의료 교통 등 공공영역도 역발상을 통해 낮은 비용에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선진 미국 병원들의 경우는 의사가 아니라 간호사가 일부 질병에 대한 진료를 맡기도 한다. '의사결정 트리(decision-tree)' 진단 소프트웨어 사용법을 익힌 간호사를 배치해 환자를 선별하고,의사의 감독 아래 일반적 질병에 대해 간단한 처치를 해주는 시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런 의료서비스는 적은 비용으로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현재의 기술로 충분한 처리능력을 갖춘 의료 기기를 만들어 기술적 지식이 거의 없는 사람들도 문제없이 사용토록 할 수 있다.
대도시의 교통문제는 '차량 공유'를 통해 해소할 수도 있다. 이는 도시의 여러 곳에 공용차량을 배치하고,월 가입비나 1회 사용료를 내는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기술의 발전은 칩을 내장한 키를 통해 공유 차량의 문을 열게 해줄 뿐 아니라 운전자의 선호(운전습관,음악 선곡 등)에 관한 정보를 저장해 이용자가 왔을 때 자기 차처럼 느끼게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차량에 대한 사회 전체의 수요를 제한하면서도 차량 운전자는 소유에 준하는 만족을 얻을 수 있다.
◆ 남들이 보지 못하는 가치
이제까지 남이 찾아내지 못한 것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많은 이해관계자의 관점을 포괄할 것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삶의 측면에서 출발할 것 등 두 가지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새 기회를 찾을 때,한 기업이나 단일 국가의 이해만을 전제로 한 접근은 한계를 갖게 마련이다. 지금의 패러다임을 벗어나는 혁신 기회는 회사나 조직을 넘어 고객,학계,협력사 등 관련 이해 당사자들의 다양한 시각을 인정하고 이를 포괄한 새로운 관점에서 볼 때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즉 '대량 소비,대량 생산'을 전제로 환경 문제에서 혁신을 이루려면 방법을 찾기 힘들지만 환경운동가처럼 '적절한 수준의 소비' 관점에서 생각하면 새로운 시장을 볼 수 있다.
또 시급하게 개선이 필요한 작은 부분부터 생각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발명이 첫째,적용은 그 다음'은 구시대적 사고다. 기술을 개발한 뒤 이를 적용하려 하기보다 무엇이 우리 삶에서 가장 빨리 바뀌어야 할 것인가를 찾고 이를 개선할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혁신적이다. 혁신의 무게 중심은 한 가지 기술이나 한 가지 사업에 초점을 맞추는 지엽적 문제 해결에서 벗어나 사회적 이슈나 기회로 옮겨가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