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투자은행 '상륙' … CICC, 투자자문업 국내서 첫 승인

중국계 투자은행이 국내 자본시장에 진출,투자자문업을 시작한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제금융유한공사(CICC) 홍콩법인은 최근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투자자문업 승인을 받았다.CICC는 중국 4대 은행 중 하나인 건설은행과 모건스탠리 싱가포르정부투자공사 등이 1995년 공동 투자해 설립한 중국 최초의 합작 투자 은행이다.

중국은행 공상은행 등 중국계 금융자본이 국내에서 지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자본시장 진출을 위해 관련 업무를 승인받은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CICC의 한국 내 투자자문업 등록 신청을 대리해준 현대증권의 한 관계자는 "CICC가 국내에 별도의 사무소를 설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첫 단계로 신영투자신탁운용이 최근 운용에 들어간 한중일밸류주식형펀드에 대한 자문업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이 펀드는 한국 중국 일본 3개국의 저평가된 가치주에 직접 투자하도록 설계돼 있으며 CICC는 중국과 홍콩 증시에 상장된 유망 종목을 추천하게 된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CICC는 지난해부터 해외 자본시장 투자에 나선 중국 사회보장연금(연기금)의 운용 위탁 기관이기도 하다"며 "이번 투자자문업 등록을 한국 자본 시장에 대한 탐색 기회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CICC는 중국 대형 기업의 기업공개(IPO) 주간사 업무를 다수 수행한 투자은행으로 한국 자본을 유치하는 데도 일정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이와 관련,CICC는 현대증권과 공동으로 오는 4월 서울에서 중국 기업설명회(IR)를 가질 예정이다.

홍콩이나 중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뿐 아니라 IPO를 앞둔 비상장 중국 기업들도 참여한다.

국내에서 중국 기업 IR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한편 한중일밸류펀드의 투자자문을 위해 일본의 스미토모미쓰이 자산운용도 국내 투자자문업을 승인받았다고 현대증권은 전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