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갤러리]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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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무겁고 뚱뚱하게 들린다.
아무 옷이나 색깔이 잘 어울리고치마에 밥풀이 묻어 있어도 어색하지 않다.
그래서 젊은 여자들은 낯설어 하지만
골목에서 아이들이 '아줌마'하고 부르면낯익은 얼굴이 뒤돌아본다.
그런 얼굴들이 매일매일 시장,식당,미장원에서 부산히 움직이다가 어두워지면 집으로 돌아가 저녁을 짓는다.
그렇다고 그 얼굴들을 함부로 다루면 안 된다. 함부로 다루면 요즘에는 집을 팽 나가버린다.
나갔다 하면 언제 터질 줄 모르는 폭탄이 된다. (…)
그러나 우리 집에서는 한번도 터지지 않았다. 아무리 두들겨도 이 세상까지 모두 흡수해버리는 포용력 큰 불발탄이었다,나의 어머니는.
- 김영남 ''아줌마'라는 말은'부분
이 시대 '아줌마'라는 말은 특별한 울림을 갖는다. 삶의 쓴맛,단맛이 모두 녹아들어 있다. 어떤 것과 함께 해도 대체로 어울린다. 그들은 부끄러움을 초월해 있다. 화려한 과거도,곱고 정갈한 추억도 '생활'속에 묻어놓은 채 그들이 지켜내야 할 가족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가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거는 것도 가족을 위해서다. 그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별로 없다. 말로는 수없이 비난하면서도 결국은 용서하고 수용한다. 세상 모두를 흡수해버리는,놀라울 정도로 넓은 화해의 스펙트럼을 가졌기 때문이다. 세상의 평화는 '아줌마'로부터 온다. 이정환 문화부장 jhlee@hankyung.com
아무 옷이나 색깔이 잘 어울리고치마에 밥풀이 묻어 있어도 어색하지 않다.
그래서 젊은 여자들은 낯설어 하지만
골목에서 아이들이 '아줌마'하고 부르면낯익은 얼굴이 뒤돌아본다.
그런 얼굴들이 매일매일 시장,식당,미장원에서 부산히 움직이다가 어두워지면 집으로 돌아가 저녁을 짓는다.
그렇다고 그 얼굴들을 함부로 다루면 안 된다. 함부로 다루면 요즘에는 집을 팽 나가버린다.
나갔다 하면 언제 터질 줄 모르는 폭탄이 된다. (…)
그러나 우리 집에서는 한번도 터지지 않았다. 아무리 두들겨도 이 세상까지 모두 흡수해버리는 포용력 큰 불발탄이었다,나의 어머니는.
- 김영남 ''아줌마'라는 말은'부분
이 시대 '아줌마'라는 말은 특별한 울림을 갖는다. 삶의 쓴맛,단맛이 모두 녹아들어 있다. 어떤 것과 함께 해도 대체로 어울린다. 그들은 부끄러움을 초월해 있다. 화려한 과거도,곱고 정갈한 추억도 '생활'속에 묻어놓은 채 그들이 지켜내야 할 가족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가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거는 것도 가족을 위해서다. 그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별로 없다. 말로는 수없이 비난하면서도 결국은 용서하고 수용한다. 세상 모두를 흡수해버리는,놀라울 정도로 넓은 화해의 스펙트럼을 가졌기 때문이다. 세상의 평화는 '아줌마'로부터 온다. 이정환 문화부장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