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大, 사실상 고교등급제

올해 2학기 수시부터 내신 차등적용

고려대가 2008학년도 2학기 수시전형부터 고교별로 지원 학생의 내신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5일 밝혔다.

박유성 고대 입학처장은 "고대에 응시하는 500여 고교의 내신 시험의 과목별 표준편차를 파악,표준편차가 큰 순서대로 하위 30%(미확정)의 학교에 대해 내신 등급을 하향 혹은 상향 조정하는 식으로 보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예로 A고등학교의 국어 과목 시험문제가 지나치게 쉬워 평균 90점을 중심으로 한 85~95점 사이에 학생들의 점수가 몰려있다면 95점으로 1등급을 받은 학생의 등급은 낮아지고 85점인데도 9등급인 학생은 반대로 등급이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박 처장은 "학교의 재적생 수가 적어 생긴 손해를 보전하고 문제가 지나치게 쉽거나 어려워 변별력이 현저히 떨어진 학교에 불이익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같은 내신 등급에서도 학생들의 내신 점수를 세분화해 효과적으로 학생들의 성적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처장은 또 "내신 점수를 차등 적용하기로 한 것은 일선 고등학교들이 적절한 수준의 내신 시험을 실시토록 해 변별력있는 내신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대는 이미 2008학년도 입시에서 수능과 논술의 비중을 줄이고 내신성적을 50% 이상 반영키로 결정했다.

한편 교육부는 고대의 고교별 내신 점수 차등 적용 방안이 '고교등급제'에 해당하는지 진상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