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혁신포럼 2007] 캐나다 혁신사례 : 보상금 걸어 새 금광 찾았다

캐나다 금광업체 골드콥은 1990년대 후반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생산 원가는 치솟고 빚은 늘어갔으며 파업까지 겹쳤기 때문이다.지난 50년간 이 회사가 금을 채굴했던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레드 레이크 광산도 폐광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위기 상황에서 골드콥을 인수한 롭 맥어윈은 지질학자에게 1000만달러를 주고 온타리오주의 새 금맥을 찾으라고 지시했다.

다행히 골드콥은 기존 금광보다 30배나 매장량이 많은 것으로 추정되는 새 금맥을 발견했다.하지만 1년여 이상 탐사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금이 매장된 정확한 위치를 찾지 못했다.

맥어윈은 1999년 우연히 리눅스(소스코드가 공개돼 누구라도 수정 보완할 수 있는 컴퓨터 운영체제)를 개발한 루이스 토발드의 강의를 듣고 대중의 지혜가 놀라운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맥어윈은 회사로 돌아와 지금까지 지질학자들이 탐사한 모든 정보와 50년 금광 채굴 기록까지 통째로 인터넷에 올리고 새 금맥의 위치를 정확히 찾아내는 사람에게 57만5000달러의 상금을 주겠다고 발표했다.결과는 놀라웠다.

거액의 보상금을 준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지질학자 컨설턴트 수학자 군인 등 수많은 전문가들이 정보를 내려받고 금맥 탐사 지점을 제안했다.

총 110개의 새 탐사 지점이 제안됐는데 이 가운데 80%에서 상당량의 금이 채굴됐다.이를 계기로 1990년대 후반 1억달러에 불과했던 골드콥 시가총액은 현재 90억달러대로 급증했다.

주한 캐나다 대사관의 듀에인 맥뮬런 공사(사진)는 6일 대한민국 혁신포럼에서 골드콥 등 캐나다 기업의 혁신 사례를 발표하며 대중의 아이디어를 토대로 비즈니스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이른바 '위키노믹스(wikinomics)'가 혁신의 핵심 방법론으로 부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골드콥처럼 인터넷을 통해 대중의 지혜를 활용하는 '대규모 협업(mass collaboration)'에 성공한 또다른 사례가 '데모크라틱스페이스(democraticSpace)'라고 덧붙였다.

이 웹사이트는 캐나다에서 치러지는 지방 및 연방 선거 결과에 대한 누리꾼들의 예측을 게시토록 했다.

이런 의견을 토대로 자원봉사자들이 선거 결과를 예측하는데,이 웹사이트에서 예상한 후보가 당선된 확률은 92%에 달했다.

맥뮬런 공사는 또 다른 혁신 키워드로 블루오션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캐나다의 커피 및 스낵 프랜차이즈인 팀 호튼스의 경우 2500원 이하 저가 제품을 판매하면서도 캐나다 커피 시장의 63%를 장악하는 저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회사의 성공 비결은 점심이나 저녁 식사를 제공하는 맥도날드나 웬디스 같은 패스트푸드업체와 정면승부하지 않고 간식용 시장을 겨냥한 데다 20분이 지난 커피를 팔지 않고 샌드위치도 즉석에서 만드는 등 철저하게 신선도를 유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휴대폰에 e메일 전송기능 등을 갖춘 스마트폰 '블랙베리'를 개발한 리서치인모션(RIM)도 보안 기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기업체 정보기술(IT) 담당자에게 집중 마케팅을 했던 게 성공 요인으로 분석됐다.

구매자를 재정의하라는 블루오션 전략과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현재 블랙베리는 전 세계 90개국에서 700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