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특허싸움' 실력 세졌다

# CCTV 카메라를 생산하는 중소기업 씨앤비텍은 2005년 LG전자와의 특허 분쟁에서 이겼다.

LG가 씨앤비텍의 CCTV 카메라에 대해 자사 특허 침해를 이유로 2003년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자 씨앤비텍은 같은 해 해당 특허에 대한 등록무효 심판을 제기하며 맞섰다.씨앤비텍은 2004년 특허심판원에서 무효 판정을 얻어낸 데 이어 2005년 특허법원에서도 승소,자사 제품 판매권을 지켜냈다.

# 자동차유리 제조 중소업체인 한성공업은 2004년 신제품을 내놓으려고 했으나 GM대우가 비슷한 제품을 특허청에 디자인 등록한 것을 확인했다.

한성공업은 이에 대해 "기존에 널리 알려진 디자인"이라며 등록무효 심판을 냈다.이 회사는 1심에 이어 2심까지 승소,해당 디자인을 무효화시켰다.

중소기업의 '특허 싸움' 실력이 날로 늘고 있다.

대기업에 일방적으로 밀리던 과거와 달리 최근 지식재산권 분쟁에서 5할대의 승률을 나타내며 대기업을 '코너'로 몰고 있다.6일 특허청에 따르면 특허,실용신안,상표,디자인 등 지식재산권 분야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의 분쟁에서 중소기업의 특허심판원 승소율은 2004년 29.6%,2005년 44.7%,2006년 상반기 48.0%로 매년 증가했다.

특히 디자인은 지난해 상반기 중소기업의 승소율이 57.9%로 대기업에 역전했으며 실용신안은 50%에 달했다.

특허심판원은 특허 심사에 대한 불복이나 특허권을 둘러싼 당사자 간의 다툼 등에 대한 심판 사건을 처리하는 준사법적 기관으로 사실상 1심 법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이처럼 중소기업의 승소율이 높아진 데는 특허심판 처리 기간의 단축이 큰 작용을 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대기업에 비해 자금력이 뒤지는 중소기업은 분쟁기간이 길어질수록 불리해지게 마련인데 특허심판 처리 기간이 줄어들면서 소송에 전력할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는 것이다.

홍장원 하나국제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는 "중소기업들은 소송 기간이 수개월만 늘어나도 소송 지속에 소극적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특허심판원에 따르면 특허심판 처리 기간은 2004년 이전 14개월에서 2005년 12개월,2006년 10개월로 최근 계속 줄어들고 있다.

특허심판원은 올해 특허심판 처리 기간을 6개월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특허 분쟁을 겪는 중소기업에 대한 특허 관련 단체 및 정부의 지원 확대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대한변리사회와 특허청은 특허 소송을 진행하는 중소기업에 소송 비용을 지원하는 특허법률구조사업을 2002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 사업에는 2005년 1억원에 이어 지난해 2억8000만원이 지원됐다.

인터넷전화(VoIP) 콜렉트콜 특허를 보유한 하우링크는 지난해 특허법률구조사업의 지원을 받아 대기업과의 특허 분쟁에서 승소했다.특허법률구조사업에는 올해 5억여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