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18년만에 1만점포 시대...미니은행·약국 업무도 '눈앞'

편의점 1만개 시대가 열렸다.

GS리테일은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 1층에 GS25의 2539호 점포이자 국내 편의점 전체로는 1만번째 점포인 올림픽공원점을 개장했다.1989년 서울 방이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 단지 내에 1호점인 '세븐일레븐'이 문을 연 지 18년 만에 '점포 1만개 시대'를 연 것. 편의점 업계는 하루 500만명(한국편의점협회 2006년 집계 기준)이 방문,고객 수에서 대형마트(400만명)와 백화점(300만명)을 제치고 최대 유통업태로 자리잡았다.

전국 주요 지역에 산재(散在)해 있다는 이점을 활용해 공공요금 수납,택배,보험,렌털 등 다양한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토털 리빙 스토어'로 자리잡은 결과다.

한국편의점협회는 현재 인구 4900여명당 1개 점포인 편의점이 앞으로 10년 동안 2만개 점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편의점발(發) 서비스 혁명 바람

1998년 국민 2만3000명당 1개꼴에서 작년 말 현재 4900명당 1개꼴로 늘어난 편의점은 공공요금 수납,현금 인출,우편물 발송,택배서비스 등 기존 '구멍 가게'들이 제공하지 못한 부대 서비스를 동원하며 고속 성장 가도를 질주하고 있다. 한국편의점협회에 따르면 6일 현재 훼미리마트는 3503개,GS25 2539개,세븐일레븐 1450개 등으로 업계 '빅3'가 전체 국내 편의점의 75%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편의점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보험상품 판매에 이어 유모차와 자동차를 빌려주는 종합 렌털 서비스,여행상품 판매,콜렉트 콜 서비스,신용대출,휴대폰 국제로밍 서비스까지 등장하는 등 서비스 영역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GS25에 따르면 택배와 현금인출기(ATM),공공요금 수납 등의 서비스 상품은 불과 5년 새 10배 이상 늘어났다. 1997년 첫 서비스를 시작한 전기료 등 공공요금 수납서비스 이용건수도 월 평균 7만건 이상으로 증가했다.2001년 월 7600여건에 불과하던 택배서비스도 작년 11월 월 10만건을 돌파했다. 인터넷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입 후 택배 배송지를 편의점으로 설정하는 일명 '픽업 서비스'도 2002년 3만4000여건에서 작년 말에는 45만건으로 늘어났다.

◆미니은행,약국기능 갖춘 미래형 편의점 등장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이 부지 확보의 어려움으로 추가적인 점포 신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편의점은 평균 매장 면적이 25평에 불과,'기동성'의 이점을 살려 계속 점포를 늘려가고 있다. 업체 간 경쟁이 거세질수록 앞으로도 각종 서비스가 잇달아 개발될 전망이다.업계에서는 우선적으로 '미니은행' 기능을 갖춘 편의점의 등장을 준비하고 있다. 은행·보험업무를 비롯해 대출,결제,계좌개설 등 작은 은행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점포 개설을 앞두고 있는 것.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미국의 대형 슈퍼체인인 '크로거'는 매장 내에 은행 직원이 상주하며 은행 업무를 서비스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장 내에 멀티미디어 단말기를 설치해 주식거래나 개인용 국채 등을 판매하는 '증권중개업무'의 등장도 머지 않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약국 기능을 갖춘 '드럭스토어형' 편의점도 예고돼 있다. 최근 위헌 판정을 받은 약사법이 개정되면 각종 드링크류를 비롯해 소화제,감기약,해열진통제,비타민 등 가정 상비약을 구매할 수 있는 드럭스토어 형태의 편의점이 즉각 문을 열 수 있다는 설명. 일본 등 해외에서는 무인편의점,5평 이내 초미니 편의점까지 출현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