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수석대표 "美협상단 쇠고기.민주당 문제로 경직"

김종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협상 수석대표는 "미국 협상단의 경직된 태도는 미 민주당의 의회 장악과 쇠고기 수입 재개를 둘러싼 갈등 탓"이라고 7일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2007 최고경영자 신춘포럼'에서 한·미 FTA 협상에 대해 "우리측이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미국은 (그동안 맺어온 틀의) FTA 협정문에 집착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미 행정부는 오는 7월1일 만료되는 무역촉진권(TPA) 연장을 위해 의회의 협조를 얻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민주당이 장악한 의회가 이를 연장해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미국은 의회로부터 반감을 사지 않기 위해 한국이 요구하는 무역구제(반덤핑) 개선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그는 "TPA가 6월 말 종료 후 바로 연장되진 않을 것으로 본다"며 "그렇기 때문에 현행 TPA 시한 내 FTA 협상을 결론짓자는 것이 양측 협상단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김 대표는 쇠고기 뼛조각 문제에 대해 "과학적으로 볼 때 뼈가 들어온다고 광우병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며 "그런 장애를 만들어 상대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것은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는 "상대방이 정치적으로 중요시하기 때문에 타결안을 마련해야 한다기 보다 그 저변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의사 자격 상호인정과 관련,"미국이 (6차 협상부터) 한의사 시위 등 국내 반응을 보고 크게 요구하고 있다"며 "(정보 공개가) 쉽게 넘어갈 것을 어렵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김 대표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현 시점에서 양측이 유연성을 발휘해 협상을 가속화할 모멘텀을 만들어야 한다"며 "7차 협상 전 수석대표 등 고위급 간 협의를 최대한 활용해 주요 쟁점을 조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7차 협상은 오는 11일부터 14일까지 나흘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다.

한편 이날 안양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검역 기술협의에서 미국측은 작은 뼛조각이 든 쇠고기 통관을 허용해줄 것을 요구했다.미국은 또 통관이 가능한 뼛조각의 크기와 숫자,뼛조각이 검출된 미국 도축장의 승인 문제 등에 대해서도 협의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전수 검사를 실시하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표본 검사로 완화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한국측은 '뼈를 제외한 살코기'만 수입한다는 위생조건 자체를 바꿀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박해상 농림부 차관은 이날 "대원칙인 '뼈 없는 살코기'는 어떻게든 지키겠다"고 말했다.다만 뼈가 나왔을 때의 처리 문제에 대해서는 기술적으로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