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작년 실적 '실망' … 주력子회사 이익 급감 탓

지주회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전반적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으로 지분법평가익이 큰 폭 줄었기 때문이다.

11일 지주회사 및 준(準)지주회사들의 지난해 실적공시에 따르면 LG그룹 지주사인 ㈜LG의 경우 지난해 매출은 5238억원으로 전년 대비 5.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810억원으로 28.7% 감소했다. 순이익(4161억원)도 31.0% 줄었다. 양대 주력 자회사인 LG전자와 LG화학의 지난해 순이익이 업황 부진 탓에 전년보다 각각 69.8%,21.9% 격감,지분법평가익이 크게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LG는 그러나 배당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주당 500원(우선주는 550원)을 유지했다.

GS홀딩스는 지난해 매출이 3931억원으로 7.3% 줄었으며 영업이익도 3375억원으로 11.6% 감소했다. 전체 지분법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GS칼텍스의 작년 이익이 두자릿수 이상 줄어든 것이 주 요인이다.

반면 순이익은 4029억원으로 5.9% 증가했다. 대상그룹 지주사인 대상홀딩스는 자회사 대상이 지난해 큰 폭으로 적자를 내면서 지분법평가손을 반영,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SK㈜와 금호석유는 지난해 업황 부진 탓에 이익이 크게 감소했다.이에 비해 CJ 오리온 풀무원 등 준지주회사들은 비교적 선방했다. CJ는 지난해 본업인 식품사업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면서 영업이익(1917억원)이 0.4% 소폭 줄어드는 선에 그쳤다. 순이익은 1399억원으로 5.6% 늘었다. 하지만 자회사인 리엔터테인먼트의 보유지분 매각으로 발생한 546억원의 지분법이익을 제외하면 실제 순이익은 전년보다 40% 가까이 감소하게 된다.

CJ와는 반대로 오리온은 제과시장 위축으로 본업 매출과 영업이익은 부진했으나 핵심 자회사인 스포츠토토와 해외 자회사들의 실적이 좋아져 지분법이익이 늘면서 순이익은 무려 213.2% 급증했다.

이에 따라 배당도 작년(주당 1750원)보다 28.6% 늘어난 2250원으로 책정했다. 두산은 지난해 소주 신제품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이 53.6% 줄었다. 그러나 OB맥주 지분매각 등에 따른 영업외수익 증가로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무려 세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