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中샨다, 4년 지재권 전쟁 "끝"

한국의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와 중국의 샨다가 4년여간 벌인 지식재산권 분쟁이 중국법원의 화해조정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중국 베이징인민법원은 지난 2일 "샨다의 온라인게임 전기세계는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미르의 전설2'를 베낀 것"이라며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가 샨다를 상대로 낸 지식재산권 침해소송에서 당사자 간 화해조정이 성립했다고 밝혔다.화해내용에 따르면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샨다의 자회사인 액토즈소프트가 보유한 위메이드 지분을 인수하고,샨다는 전기세계에 대한 저작권을 인정받기로 했다.

결국 위메이드는 액토즈소프트가 보유한 위메이드 지분 전량(40%)을 2000만달러에 사들여 경영권 안정을 기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샨다는 표절논란에서 벗어난 '전기세계'와 '미르의 전설' 시리즈를 안정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게 됐다.
◆분쟁과정

위메이드·샨다·액토즈의 분쟁은 2001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중국 게임업체 샨다와 최고 인기작인 RPG '미르의 전설2'의 중국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게임 저작권은 위메이드와 액토즈가 공동 소유하고 있었고 액토즈는 위메이드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었다.

계약 완료 시점은 2003년 9월28일이었다.

위메이드는 액토즈에서 '미르의 전설2'를 개발하다 뛰쳐나온 박관호 개발팀장이 만든 회사다.액토즈에서 박 팀장이 나가긴 했으나 위메이드와 액토즈는 '미르의 전설2' 성공을 위해 회사지분을 서로 40%씩 상호 교환하고 '미르의 전설2'에 대한 저작권도 공동행사하는 관계였다.

이런 와중에 샨다가 미르의 전설2를 베껴 중국에서 온라인서비스를 시작하자 위메이드와 액토즈는 공동전선을 형성해 샨다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하지만 소송과정에서 샨다가 액토즈를 사들여 자회사로 만들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메이드와의 분쟁은 해소되지 않았다.

액토즈의 저작권 소송은 해결됐으나 위메이드와의 소송은 현재진행형이었던 것.

이런 관계가 형성되기 전인 2002년부터 3사 간 꼬이고 꼬이는 분쟁은 시작됐다.

당시 샨다는 미르의 전설2를 중국에서 서비스하면서 수익을 액토즈와 위메이드에 제대로 지불하지 않았다.

수익이 나지 않는다며 로열티 지불을 거부한 것.여기에다 불법 패치를 이용해 속이기까지 했다.

또 샨다는 미르의 전설2의 중국 서비스명인 '전기'와 유사상표인 '전기세계'를 등록했다.

2002년 말 위메이드와 액토즈,샨다는 협상을 시작했다.

그러나 샨다는 미르의 전설2 서비스계약을 중도 해지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2003년 7월 샨다는 싱가포르 국제상공회의 중재소에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와 액토즈소프트를 제소했다.

이런 와중에 소송당사자 한 축인 액토즈가 샨다와 2년 연장계약을 체결하며 발을 뺐다.

위메이드는 싱가포르 국제상공회의 중재소에 이 연장계약의 부적절성을 주장하며 샨다와 액토즈를 싸잡아 제소했다.

같은 해 10월 위메이드와 액토즈는 다시 샨다를 중국 베이징인민법원에 지식재산권을 침해당했다며 서비스정지 가처분 소송을 냈다.

'미르의 전설2' 계약으로 대성공을 거둔 샨다는 2004년 11월 위메이드 지분 40%를 갖고 있던 액토즈소프트를 인수해버렸다.

한순간에 액토즈와 샨다는 한편이 돼버린 것.액토즈가 위메이드 지분 40%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감안한 인수였다.

이듬해 액토즈와 샨다는 미르의 전설2 연장계약을 3년 더 체결했고 베이징인민법원은 1차 공판을 취소했다.

3사 간 꼬이고 꼬인 문제는 결국 중재와 화해가 해결책이 됐다.

◆위메이드와 액토즈

위메이드와의 관계가 끝나면서 액토즈소프트는 올해부터 자체적으로 게임을 개발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2000년 위메이드 설립 당시 지분투자로 2대주주가 된 액토즈는 매출 대부분을 박 사장(위메이드)이 개발한 미르의 전설 시리즈에 의존해왔기 때문이다.

이번 지분 매각 후에도 '미르의 전설2,3' 공동소유권은 유지되나 올해 위메이드가 새로 선보이는 신작게임부터는 이익을 공유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지분 매각대금 187억원이 당초 시장의 예상치보다 크게 낮은 가격이자 최대주주인 샨다가 액토즈의 성장성보다 지식재산권 소송 해결에 급급해했던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즉 급한 불을 끄기 위해 한국 자회사의 성장동력을 꺾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샨다는 위메이드가 중국에서 소송을 제기하자 위메이드의 2대주주인 액토즈를 인수하는가 하면 위메이드에 대한 지분 매각을 반대해온 최웅 액토즈 사장을 해임하는 등 지분 매각 작업을 철저하게 준비해왔다.

어쨌든 위메이드로서는 액토즈와의 해묵은 과거사를 청산하고 현재 개발 중인 차기작들을 위한 회사 기반 다지기에 전념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지분매각이 위메이드의 기업공개를 위한 수순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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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의 전설2

2D 그래픽의 RPG(역할수행게임).2000년 국내 서비스,2001년 11월 중국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누적회원 수는 2억명으로 추산된다.2년 전에는 중국 전자정보산업발전연구원이 선정한 '2004 중국 인기 온라인게임 10선' 중 1위를 차지하는 등 중국에서 특히 인기다.

중국 최고기록은 2003년 동시접속자 수 70만명.이탈리아 필리핀 등에서도 서비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