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유지기간 평균 13.8년 … 증시 개장이래 356社 퇴출

국내 상장사들의 평균 상장 유지 기간은 얼마나 될까.

12일 동부증권에 따르면 거래소가 설립된 1956년 이후 지난해까지 50년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폐지된 회사는 모두 356개로 이들 기업의 평균 상장 유지 기간은 13.8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이 가운데 상장 후 5년 내에 퇴출된 회사 47개를 비롯해 10년 내에 증시에서 사라진 곳이 149개에 달했다.

상장폐지 기업의 42% 정도가 10년을 채우지 못한 셈이다.

신성호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상장 유지 기간에 관한 통계가 없어 비교하기 힘들지만 국내 상장사들의 평균 상장나이 13.8년은 선진국보다 훨씬 짧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외환위기 이후 232개사 상장폐지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1956년 이후 작년 말까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회사는 모두 1115개에 달했다. 여기에는 재상장과 분할·합병 등에 따른 변경상장 등이 포함돼 있다. 같은 기간 시장에서 퇴출된 기업은 지주회사 전환 관련 5개사를 제외하면 모두 356개사로 전체의 32%에 달한다. 결국 한국 증시 역사상 상장 후 퇴출된 기업이 전체의 3분의 1에 달하는 셈이다.

퇴출 기업의 상장폐지 이유로는 △인수·합병(M&A) 등을 포함한 각종 해산 사유 발생이 135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감사의견 거절 34건 △자본 전액 잠식 22건 △회사정리절차 폐지 20건 △영업활동 정지 16건 △부도 발생 11건 등이었다. 자진 상장폐지는 12건이었다. 특히 상장폐지 기업 중 절반이 넘는 232개사가 외환위기 이후인 1998~2006년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신 센터장은 "지난해의 경우 유가증권시장 퇴출이 5개사에 그쳤지만 경기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기업 간 편차도 커질 전망이어서 상장폐지 사례가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개인의 시장 참여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인덱스펀드 투자가 최적의 대안

하지만 다수의 기업이 경영상 어려움 등으로 시장에서 조기 퇴출됐는데도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서울 강남권 아파트의 투자 성과를 웃돌 정도로 우수했다. 동부증권이 1986년 이후 작년 말까지 20년간 코스피지수와 강남 아파트 장기투자 수익률을 비교 분석한 결과 코스피지수 수익률이 892%로 강남 아파트 평균 상승률 532%보다 360%포인트 초과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간을 좁혀 1998년부터 2006년 말까지 계산하면 코스피지수는 381% 상승해 강남권의 아파트(239%)보다 142%포인트 더 올랐다.

신 센터장은 "다수 기업의 퇴출에도 불구하고 증시 전체가 상승한 것은 기업 실적 호전과 새로운 성장 기업들의 상장이 이어졌기 때문"이라며 "개인 입장에서는 개별 종목보다는 위험이 잘 통제된 지수 관련 인덱스펀드 상품을 활용하는 게 최적의 투자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