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마쓰시타, LPL 구미ㆍ파주 공장 실사] 'LG마쓰시타LCD' 현실화 되나

LG필립스LCD의 뒤를 이을 'LG마쓰시타LCD'의 출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 마쓰시타 관계자들이 최근 구미와 파주의 LG필립스LCD 생산시설을 실사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마쓰시타는 그동안 네덜란드 필립스가 매각을 추진 중인 LG필립스LCD 지분 32.9%를 인수할 유력한 후보 기업으로 거론돼 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9454억원의 대규모 적자 △2대 주주인 필립스의 지분 매각 움직임 △8세대 라인 투자 지연 등 온갖 악재에 둘러싸여 있던 LG필립스LCD가 마쓰시타와의 제휴를 발판으로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PDP TV 세계 1위 업체인 마쓰시타와 국내 TV 시장 1위 업체인 LG전자의 '결합' 자체도 세계 IT업계에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윈-윈' 꿈꾸는 LG와 마쓰시타

그동안 마쓰시타가 LG필립스LCD의 새로운 제휴 파트너 후보로 꾸준히 거론돼 온 건 두 회사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었다.

마쓰시타는 PDP TV 시장에서는 세계 1위 업체이지만 LCD TV 사업에는 아직 진출하지 못했다.도시바와의 LCD패널 합작법인인 TMD가 있지만 이 법인은 휴대폰 등에 들어가는 소형 패널만 생산한다.

따라서 생각보다 빠르게 PDP를 추격하는 LCD 진영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직접 TV용 LCD패널 사업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TV용 LCD패널은 한 개 라인을 세우는 데 수조원이 들어간다"며 "마쓰시타로선 이미 세계 2위의 생산능력을 갖춘 LG필립스LCD에 지분을 투자하는 것 이상의 효과적인 대안을 찾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LG필립스LCD 재기의 기회

LG전자 입장에서도 필립스를 대신할 합작파트너로 마쓰시타만한 회사는 없다.

△42인치 TV용 패널의 수익성 악화 △자금 부족에 따른 투자 지연 등 그동안의 골칫거리를 단번에 해소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

LG필립스LCD는 LG전자,필립스와 함께 42인치를 40인치대 LCD TV 표준으로 밀어왔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소니를 앞세운 S-LCD의 40인치 패널에 밀려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세계적 TV 메이커인 마쓰시타가 42인치 대열에 합류하면 LG필립스LCD로선 천군만마와 같은 판매처를 얻게 되는 셈이다.

마침 LG와 마쓰시타는 몇년 전 에어컨 판매분야에서 글로벌 제휴를 맺은 경험이 있어 서로 낯설지도 않다.

이에 따라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LG필립스LCD의 투자도 되살아날 가능성이 크다.

마쓰시타는 최근 PDP패널 공장에 2조2000억원을 새로 투자할 만큼 TV시장에 관심이 많다.

LCD TV 시장에도 일단 진입하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게 분명하다.

경기순환형 산업에는 투자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필립스보다는 훨씬 바람직한 파트너인 셈이다.업계 관계자는 "LG필립스LCD가 최근 42인치,47인치 패널 공장 증설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자신감의 표현이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유창재·이태명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