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이 멍든다‥대규모 계약ㆍ투자ㆍ경영권 양도 '툭하면 취소'

코스닥시장에 계약금액 축소,투자 취소,경영권 양도 계약 해지 등 시장 신뢰도를 갉아먹는 정정 공시가 빈발하고 있다.

관련 기업 중 상당수는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 예고돼 주가 변동폭이 확대되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는 14일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여리에 대해 '공급 계약 규모 50% 이상 변경' 사유로 인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 예고했다.

여리는 당초 디앤씨테크에 MP3플레이어 66만여대,188억원어치를 공급키로 했으나 이날 10%도 못 미치는 6만여대,17억여원어치를 납품하는데 그쳤다고 밝혔다.

내비게이션 업체인 청람디지탈은 전날 전 경영진이 66억원 규모의 회사자금을 횡령했다고 공시했다.거래소는 지난해 12월에 발생한 횡령혐의를 지연 공시한 청람디지탈에 대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 예고했다.

파로스이앤아이는 지난해 10월 맺은 최대주주의 주식 및 경영권 양수도 계약이 해지됐다고 최근 밝혀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 예고됐다.

증자와 관련한 잡음도 끊이질 않고 있다.튜브픽쳐스는 지난달 16일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발표한 뒤 4차례나 증자 일정을 미룬데 이어 최종 납입을 하루 앞둔 지난 12일 기존 제3자 배정 대상자들마저 전격적으로 바꿨다.

증자 관련 정정공시가 나올 때마다 주가는 급등락했다.

하지만 최종 납입일인 지난 13일 주금 미납으로 결국 유상증자에 실패했다.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한 세고도 주금납입 지연으로 출자 예정일을 늦추는 일이 벌어졌다.

투자 취소 사례도 적지 않다.

대유베스퍼는 중국 현지법인 설립 투자를 취소한다고 최근 밝혀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 예고됐다.

앞서 예일바이오텍도 신규 시설투자를 취소한 탓에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공시 자체를 신뢰할 수 없는 일이 잇따르면서 시장 자체에 대한 신뢰도 악화되고 있다.증권업계 관계자는 "호재성 공시가 잇따라 번복되면서 투자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형호·김진수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