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사회통념 넘는 사채高利 무효"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한도를 초과한 고율의 사채(私債) 이자는 무효이며 이미 낸 이자도 돌려받을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는 연 40%로 최고이율을 제한하는 이자제한법을 부활하자는 정치권 논의를 가속화시킬 전망이다.

대법원 전원합의부(주심 전수안 대법관)는 15일 오모씨가 "원금과 이자 4800만원을 달라"며 연 243%의 이율로 1300만원을 빌려간 심모씨 등 2명을 상대로 낸 대여금 반환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선량한 풍속 등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라며 원심을 파기,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재판부는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한도를 초과해 현저하게 고율로 정해진 이자는 무효"라며 "돈을 빌린 사람은 이미 낸 이자의 반환도 청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심씨 등은 2001년 2월 1575만원을 오씨에게 빌리기로 약정하고 이자는 15일에 10%(연 243%),변제기는 15일 후로 정해 선이자와 수수료 등을 뗀 1300만원을 빌렸다. 심씨 등은 오씨가 1999년 9월 월 40%의 이자로 돈을 빌려줬다가 원리금으로 1억1000만원을 받아 부당이득을 챙긴만큼 이번에 상계해야 한다며 돈을 갚지 않았다. 이에 오씨는 소송을 냈고 1,2심은 대부업법을 원용해 연 66%를 넘는 부분의 이자는 무효라고 판단했지만 이미 준 이자는 돌려받을 수 없으므로 상계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개인간 채권채무의 이자는 자율로 정할 수 있으나 이번 판결은 사회통념을 넘는 과도한 이자가 무효라는 점을 명백히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이미 낸 이자는 돌려받을 수 없다는 과거 판례도 뒤집어 이번에 돌려받을 수 있도록 했다"며 "적정 최고이율은 사회통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1,2심에서 대부업법을 원용해 연 66%로 판결한 부분이 참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