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中서 뽑은 인력, 美법인에도 발령

LG전자가 국내 기업 최초로 전 세계 80개 해외법인에 대해 통합인사를 실시한다.

중국 법인에서 채용한 중국인 직원이라도 성과에 따라 본사뿐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 법인에서 일할 수 있도록 국적·인종의 벽을 허무는 '글로벌 통합인사 시스템'을 도입키로 한 것.LG전자는 인사뿐 아니라 구매·물류·재고관리·재무 등 모든 경영 자원의 글로벌 통합 시스템화를 추진키로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20일 "매출의 85%를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지만 남용 부회장이 강조하는 '일하는 방식'은 로컬 기업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반성에 따라 최근 '글로벌 통합 경영시스템'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인사제도의 통합.LG전자는 이를 위해 글로벌 인적자원(HR) 표준제도를 구축,해외 각 법인의 인력 변동과 인사 정보를 실시간으로 관리하기로 했다.특히 개인별 업무 성과와 역량에 대한 평가를 통합 관리해 해외 우수인재를 미래의 LG전자를 이끌 '비즈니스 리더'로 육성키로 했다.

올해부터 이들을 대상으로 △순환 근무 프로그램 △직무 전문가 교육 등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이 계획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국내기업에서 보편적인 '보이지 않는 벽'(외국인직원은 특정직급 이상 승진할 수 없는 문제점)이 LG전자에서는 사라질 전망이다.LG전자 관계자는 "외국인이 한국 기업에 취직하면 인사상 차별을 받는다는 인식 때문에 해외 우수 인력이 유출된다는 지적을 적극 받아들인 조치"라고 설명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