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부동산시장] 봄바람 불까?

올 들어 1·11 부동산대책 여파로 서울·수도권 집값이 전반적인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로써 주택시장 전체가 관망세에 접어들면서 내집마련을 준비 중인 실수요자들도 덩달아 고민이 커지는 양상이다.과연 집값이 계속 떨어질지, 떨어진다면 바닥은 언제쯤일지 가늠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9월부터는 청약가점제는 물론 민간 아파트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실시 등 부동산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각종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 실수요자들이 고려해야 할 사항도 그만큼 많아지게 됐다.

전문가들은 실수요자라면 올 봄철 집값 하락 지역의 급매물을 노리거나 신규 분양 물량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특히 가점제가 실시되면 불리한 위치에 놓이는 기존 유주택자와 신혼부부,사회초년생들은 청약통장 사용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3~5월 민간 유망 물량 적극 공략

올 봄철(3~5월) 분양시장에는 민간 건설업체들의 유망 물량이 대거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오는 9월로 예정된 분양가상한제,분양원가제,전매규제 등 민간 아파트에 대한 규제를 피하기 위해 민간 건설사들이 분양 일정을 앞당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오는 6월을 기점으로 실수요자들이 대기수요 상태에 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4~5월 중 분양물량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분양을 통해 내집 마련을 계획 중인 청약통장 가입자들은 이 시기에 대비해 미리 꼼꼼한 청약전략을 세워놓을 필요가 있다.전문가들은 9월 이후 청약가점제가 도입되면 청약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해지는 신혼부부나 사회초년생,큰 평형으로 갈아타기를 준비 중인 1주택자 등은 아파트 청약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다만 무주택기간이 긴 중·장년층이라면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

오는 9월 청약가점제 실시로 현재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청약경쟁률은 치솟겠지만 당첨만 되면 높은 투자이익을 기대해볼 수 있다.

기존 주택 매입을 고려하고 있다면 다음 달 말까지 기다려 보는 게 낫다.

전문가들 대부분이 주택가격의 향배를 예측할 수 있는 시기를 다음 달 정도로 잡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시장이 매수자 우위로 바뀐 만큼 급매물 위주로 선별하되 역세권,대단지,로열층 여부를 따져보는 게 안전하다.

◆상가,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시장 기지개 펼 듯

주택시장에 대한 투자 규제가 지속되면서 상가 시장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배후 가구가 탄탄한 단지 내 상가와 대단지 택지개발지구 내 근린상가 정도만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을 뿐 테마상가나 주상복합상가는 대체적으로 분양률와 임대율에서 저조한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상가 투자의 경우 당장 기대수익을 기대하기보다는 향후 미래가치를 염두에 두고 투자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유형별로는 단지 내 상가와 근린상가는 입지별 선별 투자에 나설 경우 투자가치가 높은 편이고,테마상가는 기존의 '동대문식' 테마상가 공급에서 벗어나 특화된 전문 업종과 운영 전략을 앞세운 '알짜'상가를 잘 고를 경우 높은 수익을 기대해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정부가 전용면적 15평(50㎡) 이하 오피스텔의 바닥난방 설치를 허용하면서 오피스텔 시장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바닥난방이 설치되면 아파트와 생활조건이 비슷해져 자금여력이 크지 않은 신혼부부나 직장인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오피스텔 투자 전략도 상가와 비슷하다.

시세차익을 기대하기보다 높은 임대수익이 보장되는 단지를 중심으로 선별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하철이 다니지 않거나 주변에 업무용 빌딩이 적을 경우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게 된다.

값이 싸다고 덥석 샀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투자 전에는 오피스텔 전용률,주차 면적,평당 관리비 등을 꼼꼼히 분석해야 한다.

◆토지시장은 침체 이어갈 듯

토지시장은 올 봄에도 전반적인 침체장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세금 부담과 각종 거래 규제로 투자 매력 자체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투자 목적에서 토지매입을 고려하는 투자자들이라면 토지의 형질,향후 개발전망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결정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해외부동산 시장도 새로운 주택과 토지 등 기존 부동산 시장을 대체할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최근 투자목적의 해외부동산 취득한도가 300만달러로 확대됨에 따라 다양한 유형의 투자사례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거품논란이 아직 존재하는 데다 취득 후 사후관리 문제가 간단치 않아 투자대상 선정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