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글로벌 현장경영 재개…'소형차 각축장' 인도 출장

'MK'(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영문 이니셜)가 올해 글로벌 현장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정 회장의 올해 첫 해외 방문지는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소형차 격전장'으로 변한 인도.정 회장은 2005년과 작년 2월에도 인도 방문으로 글로벌 현장경영에 시동을 건 적이 있다.정 회장은 양산을 앞둔 인도 제2공장 건설 현장 등을 점검하기 위해 1주일간의 일정으로 21일 출국했다.

정 회장의 인도 방문에는 연구개발총괄본부장인 이현순 사장과 품질총괄본부장인 서병기 사장 등이 수행했다.

정 회장은 인도 방문 기간에 타밀나두주에 있는 현지 판매법인인 현대모터인디아(HMI)와 오는 10월 준공 예정인 인도 첸나이 제2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임직원들을 격려하고 판매를 독려할 예정이다.또 클릭(현지명 겟츠) 후속 모델(프로젝트명 PB)이 생산될 첸나이 제1공장도 둘러볼 계획이다.

정 회장의 이번 인도 방문엔 남다른 의미가 있다.

현대차 해외 공장 중 판매량이 가장 많고 수익성도 높은 인도공장이 글로벌 업체들의 파상 공세로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정 회장이 지난해 2월과 9월에 이어 이번까지 1년 새 세 차례나 인도 방문길에 오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대차는 인도 자동차시장에서 18%의 점유율로 현지 업체인 마루티에 이어 2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경쟁사들이 공세의 수위를 높여 고전이 예상되고 있다.

도요타 혼다 GM 폭스바겐 등은 현지 소형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앞다퉈 신규 공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르노도 최근 인도에서 합작사 설립을 발표,경쟁 대열에 뛰어들었다.

현대차 안팎에서는 이번 인도 방문을 계기로 정 회장의 글로벌 현장경영에 한층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경영화두를 '글로벌 경영의 안정화'로 제시한 정 회장이 최근 들어 적신호를 보내고 있는 주요 해외 시장을 직접 챙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은 인도 방문을 마친 뒤 4월 중순께로 예정된 기아차 슬로바키아공장 완공식과 현대차 체코공장 착공식에 참석,유럽 시장 공략 구상을 가다듬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 하반기엔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국 제2공장이 각각 완공될 예정이어서 정 회장의 참석이 점쳐진다.

또 최근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을 방문,판매 독려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정 회장은 2005년과 지난해 각각 8차례 해외 생산 현장을 찾았었다.현대차 관계자는 "해외 영업력 강화 및 판매 극대화에 초점을 맞춘 임원 인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정 회장이 해외 주요 격전지를 돌며 생산 및 판매 활동 독려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