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속으로] 주식회사 기린 ‥ 음악틀어 놓고 빵 부풀려

'비발디의 사계,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비목,설운도의 여자,여자,여자….'

라디오 방송의 편성표에 올라 있는 레퍼토리 같지만 이 음악들은 빵을 살찌우는 데 쓰인다.㈜기린의 부산 제빵공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실제 상황이다.

음악을 들은 건포도종(효모)들은 일반 효모와 달리 약 1~2mm가량 더 부풀어 오른다고 이동선 공장장은 설명한다.

기린은 1999년부터 4년여에 걸친 실험을 통해 '리듬발효 숙성 공법'을 활용하면 빵 맛이 더 쫄깃하고 향도 풍부해진다는 사실을 입증했다.육질이 좋은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얻기 위해 소와 돼지에게 들려주는 음악이 미생물에게까지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실험 결과 음악을 들려주면 들려주지 않았을 때보다 빵 반죽에 있는 효모의 부피가 1~1.5㎤ 더 커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리듬발효 숙성 공법은 지난해 3월 특허등록됐다.

재미있는 것은 빵도 음악을 가려서 듣는지 일반 가요보다는 클래식과 국악,트로트를 틀어주면 부피가 좀 더 커진다는 사실이다.기린은 리듬 발효 공법을 통해 '프리미엄 브람스 식빵'과 '미니샌드위치 식빵' 등을 생산,인기를 끌고 있다.

토스트 체인업체인 '이삭토스트'는 기린 식빵만 공급받을 정도다.

이 공법이 도입된 뒤 제빵 분야에서 식빵이 차지하는 비중도 20%대에서 40%대로 올라섰다.빵을 만드는 데 음악까지 들려준다는 얘기는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이 될 수 있다.

스토리가 숨어 있는 제품은 '마니아'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리듬발효공법이 만들어내는 부가가치다.

기린 이용수 사장은 "리듬발효공법은 소비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시도"라며 "이런 시도를 통해 직원들도 하는 일에 더 정성을 쏟게 된다"고 말한다.

음악을 틀어놓음으로써 업무 성취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도 담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