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탈당 일단 '주춤' … 대통합신당 '탄력'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은 열린우리당의 향후 진로와 여권이 추진 중인 대통합신당 창당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당분간 열린우리당은 의원들의 추가 탈당 움직임이 주춤하면서 통합신당 추진이 힘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반면 당의 구심점이 사라짐으로써 그만큼 붕괴될 위험성이 커졌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열린우리당은 대통령 탈당이 대통합신당 추진의 기폭제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열린우리당 문병호 당의장 비서실장은 "탈당파 의원들의 가장 큰 명분이 '노무현' 색깔 빼기였는데 그 부분이 정리되는 것"이라며 "'친노 대 반노' 구도가 완화돼 당내 탈당 기류가 주춤해질 것"이라고 말했다.통합신당 추진모임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양형일 의원은 "대통령의 탈당은 정치적 의미가 많이 상실된 것이기는 하지만 추가 탈당 움직임에 제동이 걸린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의 탈당은 또 열린우리당이 모색하고 있는 외부세력과의 연대 작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노무현당'이라는 이미지 탓에 연대에 회의적이었던 우호 세력을 끌어들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 때문이다.하지만 노 대통령의 탈당이 열린우리당과의 완전결별이나 정치 불개입으로 직결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당 사수파가 어떻게 나올 것인지도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열린우리당은 통합이라는 명분으로 사실상 당 간판을 내린다는 방침이어서 사수파와의 갈등은 불가피하다.특히 노 대통령이 통합신당 추진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경우 일시적 동거관계를 맺었던 열린우리당 잔류파와 친노세력 간 마찰음이 언제든지 불거질 소지가 적지 않고,결국 소속 의원들의 추가적인 집단탈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대통령이라는 구심점이 사라져 민감한 갈등 요소가 생기면 붕괴되기도 그만큼 쉽다"며 "한달 후 대통합을 위한 그림을 그려내지 못하고 의원들의 탈당이 속출하면 당이 해체되는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