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차기회장 2파전 좁혀지나

차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추대작업이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송인상(93) 김준성(87) 김각중씨(82) 등 전경련 원로그룹들의 태도에 재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등 주요 그룹들이 일제히 관망세를 보이고 있고 차기 회장직을 선뜻 맡겠다는 인물도 없는 상황인 만큼 원로그룹이 특정인을 '지명'할 가능성이 높아서다.22일 재계에 따르면 조건호 전경련 상근 부회장은 지난 21일 일부 회장단과 차기 회장 추대를 위한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전경련 고문단인 송인상 능률협회 회장과 김준성 이수그룹 명예회장,김각중 경방 명예회장 등을 연쇄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송인상 회장과 김준성 명예회장은 원로자문단 회의 멤버로도 활동하고 있어 회장단 내 영향력이 적지 않은 편이다.

고문단은 과거 김각중 전 전경련 회장과 강신호 현 회장이 회장직 수락을 고사할 때도 이들을 적극 설득하면서 전체 분위기를 이끌었었다.공교롭게도 차기 회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조석래 효성 회장은 송인상 고문의 사위다.

이런 개인적인 관계로 송 고문이 회장 추대과정에 입김을 행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오히려 세간의 오해를 의식,조 회장을 적극 추천하지 않을 수 있다.그러나 원로그룹이 본격적으로 움직일 경우 송인상 고문과 조석래 회장도 마냥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수는 없다.

결국 차기 회장 추대를 둘러싼 구도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과 조석래 효성 회장의 2파전으로 좁혀지는 양상이다.

박 회장은 회장직 수락을 한사코 고사하고 있지만 기업 규모나 대외 신망 등의 측면에서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조 회장은 한·미재계회의와 한·일재계회의에서 한국 측 위원장을 맡는 등 전경련 활동에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