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풍광이 심신 씻어주는 '문화의 섬'… 캐나다 퀘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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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는 아주 넓은 나라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크다. 남한의 100배나 된다. 지역 색깔이 그만큼 다채롭다. 특히 퀘벡이 두드러진다.
퀘벡은 영어권 캐나다 안의 프랑스라고 할 수 있는 지역. 주민의 95% 이상이 프랑스 말을 쓰며 프랑스 전통문화를 이어가고 있다.그래서 '캐나다 내 문화의 섬'이라고도 한다. 퀘벡 여행길이 늘 새로운 이유다. 자연경관 만큼은 캐나다답다. 근육질의 산줄기와 수많은 호수를 품고 있는 녹지대가 특유의 맑고 깨끗함을 자랑한다. 퀘벡의 중심도시는 퀘벡시티다. 대서양과 오대호를 잇는 세인트 로렌스강이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에 자리한 도시는 북미지역에서 유일하게 요새화된 성곽도시로도 유명하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도 올라 있는 구시가에서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성벽 너머로 나 있는 골목을 따라 늘어선 파스텔톤의 건물들은 중세 프랑스의 한 도시에 들어선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네 개의 성문 가운데 하나인 세인트 존 게이트에 가까이 있는 대포공원에 프랑스 통치당시 지어진 건물들과 요새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발걸음을 로어타운으로 돌리면 그 역사가 식민역사 초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로열광장에 도착한다. 프티 샹플렝 구역은 미술 공예점과 음식점 술집 등이 몰려 있어 늘 생동감이 넘친다. 시타델에 오르면 중세 건축양식을 엿볼 수 있는 샤토 프롱트낙의 옆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여기서부터 산책하기 좋은 길이 나 있다. 세인트 로렌스강의 풍경을 보며 테라스 뒤프렝의 넓은 길을 따라 여유롭게 산책하기 알맞다.세인트 로렌스강 남쪽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스턴 타운십 일대는 퀘벡에서 가장 비옥한 땅이다. 녹색풍광이 일상에 지친 마음을 정화해주기에 충분하다. 이스턴 타운십에서 제일 큰 유럽풍 도시인 셔브룩을 지나면 와이너리가 나온다. 12개의 와이너리들이 이어져 있는 '와이너리 루트'가 형성돼 있다. 각각의 와이너리에서 시음을 하고 입맛에 맛는 와인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도 있다. 와인 애호가들은 로팔레 와이너리를 높이 쳐준다. 이 와이너리의 아이스와인이 나이애가라 와인축제 때 1등을 차지한 적이 있어서다. 로팔레 와이너리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웨스트 브롬은 오리고기로 유명하다. 오리고기의 수출기지이기도 하다. 주변에 로지 형태의 숙소들이 많아 차분히 쉬며 구경할 수 있다.
퀘벡시티에서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몬트리올은 세인트 로렌스강에 떠 있는 섬도시. 토론토 다음으로 큰 캐나다 제2의 도시인 몬트리올은 향료와 금을 찾아 인도로 항해하던 자크 카르티에가 첫발을 디딘 이후 프랑스풍 도시로 발전했다. 미국 뉴욕 다음으로 큰 패션도시이기도 해서 최신 유행의 옷을 쇼핑할 수 있다. 시내 중심부 대부분이 지하로 연결된 '언더그라운드 도시'를 경험하는 것도 색다르다. 30개가 넘는 박물관과 갤러리가 있는 예술의 도시로도 손꼽힌다.
로렌시안고원은 퀘벡 최대의 리조트 지역. 몬트리올 북쪽의 이 고원은 울창한 숲과 호수풍경을 자랑한다. 호수를 중심으로 유명인들의 별장이 곳곳에 산재해 있는 휴양지로 이름 높다. 하루 이틀 단기여행보다 1주일 이상 일정을 짜 트레킹과 삼림욕을 하며 쉬기에 그만이다. 한여름의 피서여행이나 한겨울의 스키여행도 좋지만 꽃망울이 터지는 봄여행지로도 제격이다.고원의 중심에 겨울철 스키장으로 유명한 몽트랑 블랑이 있다. 트랑블랑 산을 중심으로 관리되고 있는 주립공원 일대가 특히 좋다. 강과 호수,숲이 어우러져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을 준다. 곤돌라를 타고 오르는 해발 650m 트랑블랑 산 정상에서의 전망이 일품이다. 그림 속의 마을이 펼쳐져 있는 것 같다. 12개의 스파시설도 여행자를 기다린다. 트랑블랑 산 중심에 위치한 호텔 클럽 트랑블랑에 있는 '호수 위의 스파'가 시설과 서비스면에서 최고로 꼽힌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