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영, 1타차 아쉬운 2위 ‥ 필즈오픈 최종

미국 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선수 가운데 드라이버샷을 가장 멀리 치는 선수가 누구일까.

이지영(22·하이마트)이다.'장타자' 이지영이 25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카폴레이 코올리나GC(파72·6519야드)에서 열린 필즈오픈(총상금 120만달러)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솎아내며 4언더파 68타를 쳐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스테이시 프라마나수드(28·미국)에게 1타 뒤진 2위를 기록했다.

이지영은 지난해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가 275.1야드로 전체 투어 선수 가운데 4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 사흘간 평균 드라이버샷은 267.33야드로 소피 구스타프손(280야드)에 이어 2위다.지난주 SBS오픈에서는 269.5야드로 드라이버샷 거리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야말로 거리로는 세계 정상급이다.

그러나 프로무대에서는 드라이버샷 '장타'보다 아이언샷 정확도가 높은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낸다.톱랭커들은 대부분 아이언샷의 그린적중률 부문에서 상위권을 점령한다.

'장타'는 '필요 조건'은 되지만 '필요 충분조건'은 아닌 셈이다.

하지만 장타자가 아이언샷이 호조를 보이면 무서운 폭발력을 발휘한다.이지영은 이번 대회 아이언샷의 그린적중률이 76%로 호조를 보였다.

지난해 자신의 평균 그린적중률 68%보다 8%포인트나 높다.

이지영은 경기 후 "겨울철에 드라이버샷 연습을 많이 했다.

좀 더 똑바로 날아갈 수 있도록 집중한 것이 효험을 봤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지영은 이날 12번홀(파3)의 6m 버디에 이어 13번홀(파5)의 7.5m 이글 기회에서 버디를 낚은 뒤 14번홀(파5·470야드)에서 두 번째샷을 그린 바로 앞까지 보내 공동선두로 올라설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세 번째샷을 짧게 친 데다 버디퍼트마저 홀을 외면했다.

17번홀(파4·356야드)에서는 드라이버샷이 잘 맞아 세컨드샷 거리를 불과 55야드만 남겨뒀으나 버디로 연결하지 못했다.

이지영은 3라운드 동안 12개의 파5홀에서 버디 7개,보기 1개로 6타를 줄였다.

54홀 동안 단 2개의 보기를 범했는데 그 중 하나가 파5홀에서 나왔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1타차 2위라 더욱 그렇다.

1,2라운드에서 프라마나수드와 함께 공동 선두를 달렸던 안젤라 박(19)은 1타밖에 줄이지 못해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공동 3위에 만족해야 했다.

김미현(30·KTF)이 3언더파 69타를 치며 합계 9언더파 207타로 공동 8위를 했고 조아람(22)이 합계 7언더파 209타로 공동 10위를 차지,한국선수 4명이 '톱10'에 들었다.2언더파 70타를 친 박세리(30·CJ)는 후배 배경은(22·CJ)과 합계 6언더파 210타로 공동 14위에 머물렀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