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6일자) 주택법 개정 절충 못할 이유없다

민간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와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주택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가 불투명해지면서 또다시 주택시장이 불안해질까 걱정이다.

국회 건설교통위원회는 절충을 계속할 예정이지만,열린우리당·통합신당모임 측과 한나라당의 입장 차이가 워낙 커 이번 임시국회 통과마저 장담하기 어려운 형편이다.자칫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워 시장안정 기조가 흔들리는 빌미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우리가 거듭 주장해왔듯 이번 주택법 개정안이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분양원가 공개와 분양가 상한제 같은 강도 높은 규제가 당장에는 집값 상승세에 제동을 걸 수 있겠지만,시장원리와 근본적으로 배치되는 이 같은 조치가 결국 주택공급을 위축시킴으로써 장기적으로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택법 개정안에 담겨 있는 각종 대책들이 집값 하락에 대한 기대심리를 확산시켜 시장안정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 또한 부인하기 어렵다.

어떤 형태로든 합리적 대안 마련과 신속한 입법이 부동산 시장 안정의 관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입법 절차를 하루빨리 매듭짓지 않으면 안될 이유다.

무엇보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입법이 무산될 경우 앞으로 대선 정국과 맞물려 사실상 연내 법안처리가 물 건너갈 가능성이 높고,그때는 더 큰 후유증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다.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 상실과 함께 시장에 잘못된 신호가 전달되면서 겨우 잡히고 있는 집값을 또다시 자극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아직도 불안하기만 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정책의 불확실성부터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다.

열린우리당과 통합신당,한나라당 측 모두 서로의 입장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쟁점 분야에 대한 개선안을 마련함으로써 임시국회 회기 내 입법을 마무리지어야 한다는 얘기다.더구나 분양원가 공개와 분양가 상한제의 동시 도입에 대한 이중규제 논란이 일고 있는 데다,한나라당이 이 중 한 가지를 도입하는 방안은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인 만큼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타협을 이뤄내지 못할 까닭도 없다.

국회는 실기하지 말고 절충안 도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주택시장 불안을 미리 차단하는 데 최우선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