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술 수준은 '월드클래스'‥부품 국산화율은 되레 떨어져

휴대폰 MP3플레이어 노트북PC 등 일부 핵심 정보기술(IT) 기기의 부품 국산화율이 더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IT 완제품 기술력은 날이 갈수록 선진국과의 격차를 줄여가고 있지만 부품 국산화율은 더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25일 산업자원부와 전자부품연구원이 30개 유망 전자제품(부품 포함)을 대상으로 작성한 '국산화 실태 기술경쟁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IT 기기 국산화율은 2005년보다 전반적으로 높아지긴 했지만 일부 기기와 부품에선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대표 수출제품인 휴대폰(보급형)의 국산화율은 2005년 80%에서 지난해 69%로 11%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기간 노트북 PC의 국산화율도 47%에서 40%로 7%포인트 하락했고 플래시 메모리형 MP3플레이어(69%→64%)와 노트북 PC(47%→44%) CRT TV(94%→81%)의 국산화율이 각각 떨어졌다.부품 쪽에선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의 국산화율이 87%에서 82%로 낮아졌다.

휴대폰은 지속적인 기술력 향상으로 고급형의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지만 부품 국산화 수준은 보급형이 69%,고급형은 63%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범용 부품 수입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노트북 PC는 가격 경쟁력의 열세와 조립라인 해외 이전 등으로 국산화율이 더 떨어졌다.

부품 국산화율은 이처럼 낮아졌지만 완제품 기술력은 세계 수준을 바짝 따라 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패널 제조 기술을 포함한 LCD TV와 PDP TV 제조 기술은 지난해 각각 일본의 92%와 91% 수준으로 두 분야 모두 90%였던 2005년보다 격차가 줄었다.TFT-LCD와 PDP 부품 분야에서 국내 업체들의 기술 수준은 각각 76%와 8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됐다.

TFT-LCD의 경우 유리 기판과 컬러필터 제조 기술은 일본의 95%,편광판 제조 기술은 90% 수준이지만 기초소재 제조 기술은 60%에 그쳤다.

PDP 분야는 격벽재료 제조 기술의 경우 일본과 같은 수준(100%)인 것으로 평가됐지만 유리기판 제조 기술은 50% 선에 불과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부품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 제고가 더딘 것은 먼저 투자한 선진국이 특허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