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예·적금 판매 무산될 듯

올 상반기 중 시행예정이었던 보험사의 예·적금 판매가 사실상 무산됐다.

지급결제업무에 이어 예·적금 판매업무도 늦춰짐에 따라 종합금융서비스 기관으로 변신을 서두르고 있는 보험사의 전략에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최근 보험사의 업무영역 확대를 골자로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규제개혁위원회에 넘기면서 당초 계획했던 보험사의 예·적금 취급업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제외했다.

개정안은 보험사의 부수업무와 관련,"보험사는 보험업에 부수하는 업무 및 보험회사가 소유하는 인력·자산 또는 설비를 활용하는 업무를 영위할 수 있다"고 포괄적으로 명시했을 뿐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법에는 명시되지 않았지만 시행령을 개정할 때 보험사가 예·적금을 취급할 수 있도록 고치면 될 수도 있다"면서도 "보험사의 예·적금 판매 시행시기는 불투명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도 "보험사의 예금 취급은 아직 시기적으로 이른 것 같다"며 "나중에 다시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경부의 의뢰로 보험개발원이 작년 9월 발표한 보험제도 개편안에서는 보험산업이 종합금융서비스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투자자문업 및 투자일임업,예·적금 판매 등 보험사의 업무영역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시행 중인 방카슈랑스(은행의 보험판매)에 대칭되는 개념으로 보험사에도 은행의 상품을 일부 판매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법 개정안 마련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보험사의 예금취급 업무를 허용하지 않기로 한 것은 은행권의 반발이 거센 데다 보험사들도 지금 당장 예·적금을 판매해봐야 큰 실익이 없다고 보고 강력하게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에 지급결제 업무가 허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은행의 예금을 위탁판매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며 "자본시장 통합법을 제정하면서 증권사만 지급결제를 허용키로 하고 보험사에는 허용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