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라이프 콘텐츠 직접 만든다

방송·통신 융합으로 방송 시장이 소용돌이로 빨려드는 지금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는 과연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3월1일 개국 5주년을 맞는 스카이라이프(대표 서동구)가 콘텐츠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 4개 국가 방송 사업자가 참여하는 다국적 콘텐츠 합작회사를 설립키로 했다.

최영익 스카이라이프 전무는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위성방송,DMB 등 후발 방송사업자들은 그동안 지상파와 케이블TV의 '콘텐츠 역차별'로 불이익을 당했다"며 "콘텐츠 합작회사를 세워 원천 콘텐츠를 함께 사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콘텐츠 합작회사는 오는 4월 자본금 200억원으로 출범한다. 국내 후발 방송사업자와 해외 방송사가 콘텐츠 기획·제작에 참여하고 제작된 콘텐츠를 공동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콘텐츠를 판매할 때도 중국 일본 대만 등지로 판로를 확보하고 나서 콘텐츠 제작에 들어가 투자비 누수를 줄이고 수익을 극대화하기로 했다.

스카이라이프는 2002년 개국 이후 대주주 간 갈등,지상파 재전송 논란,주요 콘텐츠 공급사의 인기 채널 철수 등으로 인해 5000억원이 넘는 적자가 쌓이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36억원의 흑자를 기록하고 가입자 200만명,유료방송 시장점유율 13%를 확보함으로써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스카이라이프는 국내 TV 시청 가구 1800만 가운데 1400만 가구를 케이블TV 사업자들이 장악한 상황에서 5년에 걸쳐 간신히 200만 가입자를 유치했다. 그러나 '가시밭길'은 끝나지 않았다. KT를 비롯한 통신업체들이 IPTV를 추진하고 있고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에 이어 와이브로,3세대 이동통신 방송 서비스 등이 새로운 경쟁 매체로 등장할 전망이다.

간신히 터널을 빠져나온 상황에서 더 힘든 싸움을 벌여야 할 판이다. 다국적 콘텐츠 합작회사를 세우기로 한 것은 콘텐츠 경쟁력을 키워 살아남기 위해서다.

서동구 스카이라이프 대표는 "방송사업자와 통신사업자는 앞으로 서비스 네트워크 확장,신규사업 투자에 경쟁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스카이라이프도 고객 가치 향상,플랫폼 경쟁력 강화,사업 다각화 등을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스카이라이프는 최대주주인 KT가 준비하고 있는 IPTV와 공조를 통해 상생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서 대표는 "신규 투자를 위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해외 사업자와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협의하고 있다"며 "증자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될 경우 앞으로 5년간 필요한 운영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스카이라이프는 2011년 누적가입자 340만명,매출 9000억원,당기순익 1900억원을 달성한다는 중장기 목표를 세웠다.

김현지 기자 n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