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쇼크 글로벌마켓 대혼란] 거침없던 세계증시 '황사바람'에 질겁
입력
수정
'중국발 쇼크'로 세계 증시가 휘청거렸지만 단기간 조정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아직은 우세하다.
세계 증시의 동반 폭락에 대해 '올 것이 왔다'는 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별로 없다.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를 비롯해 세계 증시는 작년부터 줄곧 강세를 보여왔다.
반면 세계 경제의 견인차인 미국 경제의 성장속도는 둔화되고 있다.
세계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올리면서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증시 상승도 한계에 이르고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중국발 쇼크가 터졌다.
세계 증시는 필요 이상으로 반응했다.
조정을 기다린 심리가 한꺼번에 폭발한 탓이다.앞으로의 전망은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조정국면의 장기화를 점치고 있다.
이들은 △일부 나타났듯이 세계 증시의 거품을 야기한 엔캐리 트레이드(금리가 싼 엔화자금을 빌려 달러화 등으로 바꾼 뒤 다른 나라의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하는 것)가 청산될 가능성이 높으며 △미국 경제의 둔화가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는 데다 △이머징 마켓이 과도하게 올랐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특히 최대 1조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한꺼번에 청산될 경우 증시는 물론 실물시장과 세계 경제에 대한 영향도 엄청날 것으로 예상한다.
퍼시픽 인베스트먼트의 수석 전략가인 빌 그로스도 "중국 증시의 폭락은 방아쇠(trigger)에 불과하다"며 "지난 수년 동안 위험한 시장이나 자산으로 유입됐던 수조달러의 차입자본이 변수"라고 말했다.
힌스데일어소시에이츠의 폴 놀테 투자책임자는 "급락이 심각한 조정의 시작이 될지를 판단하는 것은 며칠 더 기다려야 한다"면서도 "경제 성장 기반이 둔화되고 있다는 것을 투자자들이 오랫동안 무시해왔다"고 말해 증시의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렇지만 월가의 시각은 단기조정론이 우세한 편이다.
중국 정부의 긴축방침 외에는 변한 것이 없다는 근거에서다.
미국 경제의 경우 아무리 안 좋아도 올 2%대 성장은 무난할 것으로 본다.
문제가 되는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도 일본(연 0.5%)과 미국(연 5.25%) 등 다른 나라와의 금리 차이가 여전히 상당한 만큼 한꺼번에 청산될 가능성은 낮다는 주장이다.
JP모건은 보고서에서 "엔캐리 트레이드에 우호적인 거시변수가 변한 것이 없다"며 "이날 나타난 엔화강세 여파로 일부 청산물량이 나오겠지만 짧게 끝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물 건너간 것으로 보였던 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단기조정론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제 시카고 선물시장에서 오는 8월까지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26일 30%만 반영됐으나 27일엔 62%로 높아졌다.
베어스턴스 증권의 마이클 드리스콜은 "그동안 미 증시의 많은 투자자들은 조정 국면을 조심스럽게 기다려 왔다"며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웰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짐 폴슨도 "1987년의 대폭락 때와 달리 장기금리가 내렸다는 점에서 이번 조정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남우 메릴린치 전무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신용이 낮은 사람에게 고금리로 주택자금을 대출해주는 것) 부실이 부각되면서 상황인식의 변화가 있었다"면서 "다만 한국은 다른 이머징 마켓보다 안전한다는 판단을 외국인들이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세계 증시의 동반 폭락에 대해 '올 것이 왔다'는 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별로 없다.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를 비롯해 세계 증시는 작년부터 줄곧 강세를 보여왔다.
반면 세계 경제의 견인차인 미국 경제의 성장속도는 둔화되고 있다.
세계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올리면서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증시 상승도 한계에 이르고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중국발 쇼크가 터졌다.
세계 증시는 필요 이상으로 반응했다.
조정을 기다린 심리가 한꺼번에 폭발한 탓이다.앞으로의 전망은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조정국면의 장기화를 점치고 있다.
이들은 △일부 나타났듯이 세계 증시의 거품을 야기한 엔캐리 트레이드(금리가 싼 엔화자금을 빌려 달러화 등으로 바꾼 뒤 다른 나라의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하는 것)가 청산될 가능성이 높으며 △미국 경제의 둔화가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는 데다 △이머징 마켓이 과도하게 올랐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특히 최대 1조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한꺼번에 청산될 경우 증시는 물론 실물시장과 세계 경제에 대한 영향도 엄청날 것으로 예상한다.
퍼시픽 인베스트먼트의 수석 전략가인 빌 그로스도 "중국 증시의 폭락은 방아쇠(trigger)에 불과하다"며 "지난 수년 동안 위험한 시장이나 자산으로 유입됐던 수조달러의 차입자본이 변수"라고 말했다.
힌스데일어소시에이츠의 폴 놀테 투자책임자는 "급락이 심각한 조정의 시작이 될지를 판단하는 것은 며칠 더 기다려야 한다"면서도 "경제 성장 기반이 둔화되고 있다는 것을 투자자들이 오랫동안 무시해왔다"고 말해 증시의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렇지만 월가의 시각은 단기조정론이 우세한 편이다.
중국 정부의 긴축방침 외에는 변한 것이 없다는 근거에서다.
미국 경제의 경우 아무리 안 좋아도 올 2%대 성장은 무난할 것으로 본다.
문제가 되는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도 일본(연 0.5%)과 미국(연 5.25%) 등 다른 나라와의 금리 차이가 여전히 상당한 만큼 한꺼번에 청산될 가능성은 낮다는 주장이다.
JP모건은 보고서에서 "엔캐리 트레이드에 우호적인 거시변수가 변한 것이 없다"며 "이날 나타난 엔화강세 여파로 일부 청산물량이 나오겠지만 짧게 끝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물 건너간 것으로 보였던 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단기조정론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제 시카고 선물시장에서 오는 8월까지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26일 30%만 반영됐으나 27일엔 62%로 높아졌다.
베어스턴스 증권의 마이클 드리스콜은 "그동안 미 증시의 많은 투자자들은 조정 국면을 조심스럽게 기다려 왔다"며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웰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짐 폴슨도 "1987년의 대폭락 때와 달리 장기금리가 내렸다는 점에서 이번 조정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남우 메릴린치 전무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신용이 낮은 사람에게 고금리로 주택자금을 대출해주는 것) 부실이 부각되면서 상황인식의 변화가 있었다"면서 "다만 한국은 다른 이머징 마켓보다 안전한다는 판단을 외국인들이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