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5홀 잡아야 '진짜 톱랭커'

'파5홀을 지배하는 자가 게임을 지배한다.'

미국 PGA투어는 프로골퍼들의 기록을 무려 250여개 항목으로 나눠서 통계를 낸다.이 통계에서 선수들의 실력을 판단할 수 있는 핵심 항목은 무엇일까.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1980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드라이버샷 거리,드라이버샷 정확도,그린적중률,퍼팅 수,샌드세이브,평균 버디 수 등에서 상위권에 속하는 선수가 톱랭커에 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판단 근거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요즘엔 파 브레이커(버디나 이글을 잡을 수 있는 능력),파5 버디율,평균 버디 수,그린적중률,이글 수 등이 톱랭커를 결정하는 요인이 된다.

파5홀의 성적과 관련된 항목이 많다.

타이거 우즈가 지난해 1위에 오른 항목은 그린적중률,평균 버디 수,파 브레이커,파5 버디율 등이었다.반면 드라이버샷 정확도는 139위,평균 퍼팅 수는 35위,샌드 세이브는 29위에 그쳤다.

드라이버샷을 가장 멀리 치는 부바 왓슨의 경우 상금랭킹 90위에 머물렀고 퍼팅을 가장 잘한 대니얼 코포라는 상금랭킹 54위였다.

우즈,필 미켈슨,비제이 싱,짐 퓨릭 등 뛰어난 성적을 기록한 선수들은 파5홀에서 거의 버디를 잡아내는 특징을 갖고 있다.이에 따라 파5홀에서는 코스를 이탈하더라도 길게 쳐 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파 5홀 '2온'을 위해서는 200야드 이상의 롱아이언,페어웨이 우드 등의 세컨드샷이 좋아야 한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파5홀을 공략할 때 세컨드샷을 핀 80∼100야드 거리까지 보낸 후 서드샷을 붙여 버디를 잡는 것이 현명한 코스 전략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파5홀에서 서드샷은 평균 홀 5.4m 거리에 떨어졌고 그 거리에서 20% 미만이 퍼트 성공률을 보였다.반면 파5홀에서 '2온'에 성공하지 못했더라도 세컨드샷이 핀에서 20∼30야드 떨어졌을 때는 버디를 잡아낼 확률이 47.9%,10∼20야드에서는 61.3% 달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