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켓 in 글로벌비즈] '프리윌리'에서 윌리는 남성 성기?

1993년 미국의 워너 브러더스 영화사는 해양공원에 붙잡힌 범고래를 구해주는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프리윌리(Free Willy)'를 세계 각국으로 수출했다.

미국에서는 동물의 권리에 초점을 맞춘 재미있는 영화로 각광을 받았지만 영국에서는 초기 흥행에 실패했다.영국인들은 그 영화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킥킥대며 다른 반응을 보였다.

영국에서 '윌리'란 속어로 남성의 성기를 뜻하기 때문이다.

한 영화평론가는 "영국에는 프리윌리라는 웃기는 고래가 있다"라고 비아냥거렸다."Come alive with Pepsi"는 "펩시콜라를 마시면 기운이 난다"는 광고 문안이다.

그런데 독일에서는 엉뚱하게도 "펩시가 무덤에서 나온다"는 말로 해석됐다.

미국의 한 항공회사는 보잉747 여객기의 넓은 실내공간을 빗대 '랑데부(rendezvous)할 장소까지 있는 비행기'라고 광고했다.대부분의 승객과 달리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브라질 사람들은 이 항공기 이용을 꺼렸다.

포르투갈어로 랑데부는 '매춘행위를 위해 빌린 방'이라는 뜻이기 때문이었다.

1996년 미국 GM사가 '새롭다'는 뜻의 신차 '노바(Nova)'를 내놓자 미국의 일부 대중매체들은 야유를 퍼부었다.'노바'란 '다 타버린 별'의 뜻도 있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푸에르토리코에서는 이 모델에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다.

스페인어로 'No Va,즉 가지 않는다'는 말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GM은 결국 그 차의 이름을 '카리브(Caribe)'로 바꿔야 했다.

글로벌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말 한 단어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아' 다르고 '어' 다른 경우가 아주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북극지방에 사는 에스키모의 말에는 눈과 물개를 묘사하는 단어가 많고,중동에는 낙타와 관련된 표현이 셀 수 없이 다양하다.

일상적인 대화에서야 어깨 한번 들썩이고 눈웃음 치면 될 말실수가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용납이 안 된다.

한 나라의 말이 다른 나라로 넘어갈 때는 더욱 그렇다.

세상에는 아메리카에 1013어종,아프리카에 2058어종,아시아에 2197어종,태평양 연안에 1311어종 등 총 6809종류의 언어가 있다.한국의 상품이 세계에 통하게 하려면 언어의 문화적인 의미를 최대한 고려하는 겸손함이 필요하다.

박준형 문화간 훈련전문가 info@culturec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