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명품상가 '업그레이드'

서울 동대문·남대문 시장의 수입 상품 전문 보따리상들이 고가 명품으로까지 상품 영역을 확대,프라다 구치 에르메스 등 명품 브랜드 의류와 핸드백 등을 면세점보다 낮은 가격에 팔고 있다.

이들이 직접 현지에서 떼 온 명품은 수입업체가 챙기는 중간 마진을 대폭 줄인 데다 백화점이나 면세점 입점에 따른 판매 수수료도 붙지 않아 값이 싸다.다만 일부지만 여전히 '짝퉁'을 섞어 파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를 막기 위해 상인들은 조합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짝퉁 단속에 나서는 등 자정 노력을 펼치고 있다.

서울 동대문 시장 내 쇼핑몰 두산타워 지하 2층에는 최근 수입 의류 매장 50여곳이 명품 멀티숍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그중에서 규모가 큰 편인 명품숍 '우도'에선 해외 50개 브랜드,신상품만을 취급하고 있다.

프라다 버킷 핸드백,열쇠고리 등을 백화점보다 15% 이상 싸게 판다.

최근 국내 신(新)화폐의 등장으로 크기가 작은 명품 지갑 등도 이곳 매장들이 발빠르게 선보이고 있다.한 명품숍이 10개를 들여 놓은 '몽블랑 지갑(12만~20만원)'은 5일 만에 다 팔려 나갔다.

김효선 우도 사장은 "일부 트렌디한 아이템은 백화점보다 먼저 들여 놓는 경우도 있어 유행에 민감한 젊은층 고객을 중심으로 평일에도 200명 이상이 매장을 방문한다"고 말했다.

서울 남대문시장 수입상가(속칭 도깨비시장)에서도 해외 명품 장식품,화장품,가구 등을 판매 중이다.일제 이쑤시개,식칼,식기류를 주로 판매하던 업체들이 최근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명품들을 앞다퉈 들여 놓고 있는 것.백화점 전문매장의 반값에 나온 것도 있다.

샤넬,에스티 로더 등 고가 수입 화장품을 전문적으로 팔고 있는 수입상 최옥진씨(43)는 "값이 너무 싸서 '짝퉁'이 아닐까 의심하는 고객이 많아 정품임을 나타내는 제품 보증서까지 완벽하게 갖춰 놓고 판다"고 말했다.

남대문수입상가 상인조합 관계자는 "조합에서 한 달에 서너 번씩 불시단속을 해 '짝퉁'을 팔다 걸리면 두말없이 장사를 접는 것으로 규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명품 수입업체 '노블리제'의 오동혁 부장은 "재래시장 내 수입 명품매장에서 유통 중인 제품도 '병행수입'형태로 들여온 정품인 것은 맞지만 구입시 증빙서류나 제품 확인서 등을 받아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