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내집마련 가이드] 올 봄 내집마련‥'정책 변수' 챙겨라

'재테크 고수'로 알려진 송덕만씨(43·가명)는 정부 정책을 적절하게 이용해 돈을 모은 사람이다.

일반 아파트 규제를 피해 주상복합 아파트로, 다시 주상복합 규제를 피해 오피스텔 등으로 투자처를 옮겨 재테크에 성공할 수 있었다.송씨는 "정책 변화만 제대로 짚어내도 재테크를 잘 할 수 있다"면서

"특히 요즘엔 정부 정책이 워낙 강력하기 때문에 세심하게 분석하고 정확하게 예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정책이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고 있다.전문가들도 헷갈릴 정도다.

정책의 질적인 면에서도 이전 정부와 큰 차이가 있다.

그만큼 대형 규제가 많다.특히 총부채상환비율(DTI)이나 분양가상한제 도입 등은 시장에 일대 변혁을 몰고 올 정책들이다.

무주택자나 평형을 넓혀갈 실수요자들은 이런 정책 변화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

◆분양가상한제… 부양가족 적으면 서둘러야주택법 개정안이 지난 2일 국회 건설교통위원회를 통과함에 따라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와 분양가 내역 공시제도가 오는 9월부터 도입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민간택지 아파트도 공공택지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적정 범위(기본형 건축비) 이내로 분양가가 제한된다.

또 수도권을 대상으로 시·군·구 등 지자체장이 7개 항목의 원가를 공시해야 한다.

정부는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분양가가 주변의 기존 분양가격보다 20% 가량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분양가 인하에 따른 청약과열을 막기 위해서는 청약가점제가 도입된다.

장기 무주택자라면 9월 이후 시행되는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기다려 청약하는 게 저렴하고 투자가치 높은 아파트를 분양받는 방법이다.

하지만 유망지구의 경우 청약과열로 인해 '바늘구멍'을 통과해야 당첨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일단 부양가족이 적고 △무주택기간이 짧으며 △나이가 적은 사람들은 9월 이후 유망지구에서 공급되는 아파트에 당첨될 가능성이 적다.

청약가점제가 실시되더라도 2012년 전까지는 종전의 '추첨방식'이 전체 물량의 20~30% 수준 내에서 병행되지만,치열한 경쟁률을 뚫어야 원하는 집을 손에 쥘 수 있다.

따라서 무주택 실수요자 가운데 청약가점이 낮은 사람들은 9월 이전에 청약통장을 적극 사용하는 게 유리하다.

청약이 아닌 기존 주택을 매입하려는 사람들도 굳이 시기를 늦춰잡을 필요가 없다.

분양가상한제 등이 시행될 경우 민간 공급위축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집값 반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DTI규제… 작은 평형부터 넓혀가기 고려

이달부터 투기지역 및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의 아파트 담보대출에 대해 총부채상환비율(DTI)이 30~60% 적용되고 있다.

6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의 신규 구입 때만 DTI 40%가 적용됐던 종전 규제보다 한 단계 더 강화된 것이다.

당초 7월부터 시행 계획이던 투기지역 및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내 6억원 이하 분양 아파트의 중도금 집단대출에 대한 DTI 적용 방침은 일단 보류됐다.

당장 이달부터 DTI 규제가 확대됨에 따라 소득·자산이 적은 사람들은 은행 대출을 많이 빌려 집을 사기가 힘들어졌다.

따라서 기존 주택 매입을 고려해온 무주택자들은 무리하게 고가주택을 노리기보다 작은 평형을 산 뒤 평형을 넓혀가는 전략을 활용해봄 직하다.

특히 요즘엔 소형 평형의 가격 상승률이 두드러지고 있어 작은 평형을 매입해도 재테크 면에서 크게 손해보지 않는다.

부동산정보업체인 스피드뱅크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서울지역 아파트의 경우 20평형 미만 소형 아파트가 1.12%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그 뒤로 20평형대(0.94%), 30평형대(0.62%), 40평형대(0.39%), 50평형대 이상(0.22%) 등의 순이었다.

중·대형 평형 위주로 가격이 상승해온 과거 트렌드가 달라진 것이다.

소득이 낮은 무주택자가 전세를 끼고 기존 주택을 매입하는 것도 DTI 규제를 피해나갈 수 있는 전략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은 "전세를 끼고 기존 주택을 매입한 다음 본인은 저가 주택을 임차할 경우 DTI 규제를 피하면서 내집마련에 성공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서울 강북권의 경우 시세 대비 전세비율이 60~70%에 달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대출한도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융통할 수 있는 셈이다.

내집마련 계획을 장기로 세우고 있다면 저축액을 늘리는 등 신용점수를 차곡차곡 쌓는 게 대출액을 더 받을 수 있는 방법이다.

특히 은행들이 고객 부채비율에 따라 대출금리와 한도를 차등화하고 있어 마이너스 통장 대출잔액을 줄이는 등 미리 대출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