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재테크] (주택대출) 전문가 기고 "철저한 자금계획 세워 내집마련 나서야"

내집 마련에 나서야 하는지,아니면 좀 더 기다려야 할지 실수요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11 부동산 안정대책의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이 휴화산 상태이다.그런데 설 이후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전셋값이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고,여기에 주택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진다면 시장은 언제 활화산으로 변할지 모른다.

대기업에 다니는 회사원 박씨(35)도 내집 마련을 비켜갈 수 없는 처지다.박씨의 연소득은 6000만원 정도. 오래 전부터 회사와 가까운 강남지역에 내집 마련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하지만 종자돈 마련이 쉽지 않아 지금까지 전셋집에 살고 있다.

그의 전 재산은 전셋돈 2억3000만원과 금융자산 1억2000만원을 합친 3억5000만원 정도. 그는 요즘 더 이상 종자돈이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내집 마련을 미뤘다가는 평생 전셋집에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요즘의 시장 상황은 실수요자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녹록지 않다.

대출 때 적용받는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가 강해지는 데다 시장금리도 더 올라갈 채비를 하고 있다.

만약 2억원 정도의 대출을 끼고 내집 마련을 한다고 하면 원리금 상환액은 매월 120만원(대출 기간 30년,고정금리 6% 적용) 정도다.당연히 가계에 압박 요인이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의 현실을 보면 열심히 종자돈을 모아도 집값 올라가는 속도를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다.

반면 부동산 시장이 급변하고 있어 집값이 떨어질 수 있는 위험성도 상존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실수요자에게 가장 중요한 내집 마련의 원칙은 가격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다 내집 마련 시점을 실기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박씨의 경우에는 무작정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보기보다는 철저한 자금 계획을 먼저 세운 다음 내집 마련에 나서야 한다.

박씨와 같은 실수요자들이 내집 마련에 나서는 경우에는 세 가지 불변의 원칙을 염두에 둬야 한다.

첫째, 시장 분위기에 편승하지 말아야 한다.

다른 시장과는 달리 부동산 시장은 많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조세 정책을 비롯해 부동산과 관련한 정책이 급변하고 있다.

이러한 변수를 사전에 예상하지 못하고 투자에 나설 경우 손해를 볼 수 있다.

둘째, 미확인 정보나 확인되지 않은 계발계획을 맹신하지 말아야 한다.

가짜 정보를 제멋대로 해석하거나 근거없이 떠돌아다니는 소문만을 믿고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셋째, 내 몸에 맞는 내집 마련 계획을 세워야 한다.

종자돈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계획은 그 자체가 허공의 메아리가 될 뿐이다.

특히 종자돈은 부족한데 반드시 강남지역 아파트만을 고집한다면 내집 마련이 어려워질 수 있다.

또 처음부터 무조건 큰 평수의 아파트만을 생각하면 자칫 내집 마련 계획을 포기할 수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