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타임마케팅' 뜬다

신용카드 업계에 '타임(time) 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

특정한 시간대에 한정해 할인서비스를 제공하는 카드에서 특정 시간 내 결제한 카드 사용액을 면제해 주는 깜짝 이벤트 카드까지 고객의 관심을 끌 만한 상품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주말이나 특정 날짜에 카드 할인율을 높인 '요일 마케팅'이나 '날짜 마케팅'도 타임마케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모닝 카드 첫 출시

신한카드는 오전에만 각종 할인 혜택을 주는 '아침 애(愛) 카드'를 이달 말 선보인다. 백화점이나 할인점들이 정기세일 기간 중 오전 개점 직후 할인율을 대폭 높이거나 영업 중 '깜짝 할인 이벤트'를 하는 경우는 있지만 카드사가 일정한 시간대를 겨냥해 각종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연회비가 1만원인 이 카드를 발급받으면 매일 오전 4~10시 다양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출근 길이나 오전에 많이 이용할 법한 곳에서는 대부분 할인 서비스가 제공된다. 우선 현대오일뱅크에서 기름을 넣으면 ℓ당 80원(휘발유 기준)이 적립되고 서울 시내 터널 통행료를 200원 할인받는다. 버스나 지하철 요금도 100원씩 할인된다.

뿐만 아니라 스타벅스 같은 커피전문점에서 이 카드로 결제하면 20% 저렴하게 커피를 마실 수 있고 뚜레주르와 훼미리마트에서 20~30% 싼 가격으로 간단한 아침 식사를 할 수 있다. 이외에 오전 쇼핑족들은 낮 12시까지 이마트나 홈플러스 등 대형 할인마트에서 이 카드로 결제하면 10% 할인된 가격으로 물건을 살 수 있다. 이재영 신한카드 과장은 "아침에 많이 이용할 만한 곳들의 할인율을 높여 카드를 잘 사용하지 않는 오전 시간대에도 카드 활용 빈도를 높이기 위해 이 카드를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루에 2분간 카드 사용액 공짜SC제일은행은 서비스 적용 범위를 '분' 단위로 잘게 나눴다. 하루에 2분 동안 SC제일은행 카드로 결제한 돈을 전액 무료로 처리해 주는 '공짜 타임' 이벤트를 개최한 것. 카드 매출 전표에 찍힌 결제 시간이 이 공짜 타임 안에 들면 그 카드 사용액은 전액 면제된다. 공짜 타임은 바로 다음 날 추첨을 통해 SC제일은행 홈페이지(www.scfirstbank.com)를 통해 발표된다. 이상호 SC제일은행 카드사업부 차장은 "지난달로 이 이벤트는 끝났지만 3개월간 2500여명이 공짜 혜택을 받을 정도로 고객의 반응이 좋아 앞으로도 이와 유사한 이벤트를 계속 펼쳐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카드사들은 지난해부터 이러한 '타임 마케팅'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요일 마케팅'과 '날짜 마케팅'을 펼쳐왔다.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주유 할인율을 평일보다 높이거나 끝 자리에 0이 붙은 '제로 데이'나 앞이나 끝자리에 3,6,9가 붙은 '3.6.9 데이' 때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한 전업계 카드사 관계자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특정 시간대에 파격 할인을 해주는 '땡 처리' 등 여러 이벤트를 응용해 카드사들도 다양한 할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이런 타임 마케팅이 카드 매출을 올리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