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미국식 2년제MBA 도입하나 ‥ 인턴십ㆍ해외교류등 확대

지난해 8월 말 1년짜리 유럽형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본격 출범시킨 서울대학교가 주력 코스를 1년6개월~2년으로 늘릴 전망이다.

국내 대표적인 경영대학원인 서울대의 이런 움직임은 향후 국내 MBA의 표준 모델로 2년제 미국형 코스가 자리잡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서울대 경영대학원 관계자는 "1년 코스의 교육 수준이 결코 낮은 것은 아니지만 학생과 지도교수들의 부담이 크고 인턴십 및 해외 대학과의 교류 프로그램을 보다 원활하게 운용하기 위해 글로벌MBA 과정을 1년6개월 이상으로 늘리는 것을 내부적으로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곽수근 경영대학원 학장도 "당장 올 가을부터 바꾸겠다는 것이 아니라 향후 2년짜리(미국형) 코스를 개설해 1년 코스와 병행하면서 무게 중심을 옮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의 글로벌MBA 코스는 현재 각각 8~12주인 총 4개 학기(Term)로 구성된 '1년짜리' 프로그램이다.

프랑스의 인시아드나 스위스 IMD 등과 같은 유럽형 비즈니스스쿨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학업을 위해 경력을 단절시켜야 하는 직장인들에겐 기회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도 1년짜리 MBA가 늘어나는 추세다.그러나 과정이 너무 짧아 석사과정에서 필수과목으로 꼽히는 인턴십 기간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학기 중에도 하루 평균 3~4시간씩 자면서 학업에 매달리고 있다는 재학생 김재균씨는 "기업들이 통상 최소 2~3개월을 요구하기 때문에 졸업 후에도 인턴십을 계속하거나 아니면 아예 곧바로 정규직으로 취업할 수 있는 자리를 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대학과의 교류가 불편하다는 것도 문제다. 한 예로 서울대는 미국 듀크대와 복수학위 프로그램을 체결하고 있어 기수당 최대 15명까지 듀크대로 보낼 수 있다. 3학기까지 서울대에서 수업을 듣고 1년을 미국에서 보내는 방식. 그러나 이 경우 실제적으로 MBA 기간은 1년6개월 정도로 늘어나게 된다.현재 국내 13개 경영대학원 중 1년짜리 MBA 코스를 개설한 대학은 서울대와 고려대 두 곳으로 교육부는 세계경영대학협회인증(AACSB)이나 유럽경영대학협의회가 주는 유럽품질개선시스템(EQUIS)을 받은 경영대학원에만 이를 허가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