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화랑 작가 브랜드화 시동

'유망 작가를 화랑의 브랜드로 키워라.'

미술시장이 살아나면서 대형화랑들이 유망 작가를 발굴,'간판 작가'로 키우는 작업에 나섰다.갤러리 현대는 오치균 배준성 정상화씨를 올해의 전략작가로 브랜드화할 방침이고 가나아트갤러리는 사석원 전병현 지용호 안성하씨를 간판작가로 키우기로 했다.

또 선화랑은 최만린 심형철 천성명씨,국제 갤러리는 조덕현 김소라씨,노화랑 추태석, 박영덕화랑 설경철, 표 갤러리 정창섭 최선호씨,아라리오 갤러리는 박서보씨를 올해 브랜드 작가로 내세울 예정이다.

이처럼 상업화랑들의 '작가 브랜드화'는 기존의 전속작가제와 달리 유망 작가를 발굴해 작품 가치를 국내외 미술 애호가들에게 널리 알리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갤러리 현대는 오치균씨의 작품이 국내시장에서 아직 저평가됐다고 보고 지난 11일 폐막된 제1회 두바이 아트페어에 그의 작품 7~8점을 선보인데 이어 9~10월 중에 국내기획전을 열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난달 스페인 아르코 아트페어에서 시장성을 인정받은 배준성씨를 올 가을 대규모 전시회를 통해 널리 알릴 방침이다.

가나아트갤러리는 올해 사석원 전병현 지용호 안성하씨 등 4명의 작가에 승부를 걸기로 했다.가나는 우선 사석원 전병현씨의 작품에 시장성이 있다고 보고 3~4월 개인전을 통해 화랑의 브랜드로 띄울 예정.현재 스페인 마드리드 로리타 갤러리(My name's Lolita Art)에서 개인전(4월 말까지)을 갖고 있는 안성하씨를 비롯해 이동재 홍지연 도성욱 김지혜씨 등도 국내에서 '더 컨템포러리'기획전을 통해 작품성과 시장성을 검증한 후 해외판매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올해 창업 30주년을 맞는 선화랑 역시 최만린씨를 비롯해 석주미술상 수상작가인 심형철씨,젊은 작가 천성명씨 등 조각가 3명을 핵심 브랜드로 육성한다.

선화랑은 이를 위해 최근 박부경 팀장을 중심으로 작가브랜드 전략팀을 만들어 이들 작품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등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이 밖에 국제갤러리는 올해 중견작가 조덕현씨와 영국 발틱 현대미술 센터에서 그룹전을 갖고 있는 설치작가 김소라씨를 국내시장에 띄운 후 아트바젤 등 해외의 주요 아트페어에 참여시킬 예정이다.

김창실 선화랑 대표는 "미술시장이 10여년 만에 다시 활기를 띠고 있지만 과거 방식 그대로 작품을 파는 화랑들이 많다"며 "작가 선정에서부터 기획전시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작가 중심의 마케팅으로 연결하는 선진화된 미술작품 판매기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작가 브랜드화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