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협상 24일 이전 타결 목표‥車.농업 정치적 타결만 남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마지막 공식 협상인 8차 협상이 12일 막을 내린다.

경쟁 통관 환경 정부조달 전자상거래 등 상당수 분과 협상을 완전 타결한 양국은 이제 핵심 쟁점의 '빅딜'을 위한 최종 고위급 협상만 남겨두게 됐다.양국은 당초 예상보다 서둘러 일주일 뒤인 19일부터 워싱턴에서 최종 단계로 수석대표 및 통상장관 회담을 연쇄적으로 갖는다.

특히 24일 이전에 협상을 타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양국의 타결 의지도 그만큼 강하다.
◆빅딜 핵심은 자동차와 쇠고기

고위급 협상에서 다뤄질 쟁점으로는 △농업(쇠고기 등 민감 농산물의 개방 수준) △자동차(한국의 세제 개편과 미국의 관세 철폐) △서비스(기간통신사업자 지분 제한 및 방통 융합 개방) 등이 꼽힌다.

김종훈 한국 수석대표는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핵심 쟁점만 남았다고 말할 수 있다"라며 "결국 마지막까지 남게 될 핵심 쟁점은 우리측에서는 농업,미국은 자동차"라고 말했다.농업은 미국산 쇠고기 재수입 문제가 핵심이다.

대미 농산물 수입의 3분의 1을 차지할 뿐 아니라 미 국내 정치적으로 중요한 품목이어서다.

김 대표는 "미국이 쇠고기만 해결되면 다른 부분에선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쇠고기에선 관세 철폐보다는 '뼛조각'이 걸린 위생검역이 문제"라고 설명했다.'뼛조각으로 인한 수입 중단'은 FTA 협상 대상은 아니어서 농업 차관보급 협상에서 논의되고 있다.

양국은 19~20일 서울에서 2차 차관보급 협상을 연다.

FTA 협상에선 40%에 이르는 관세 철폐 문제를 다루고 있다.

쇠고기가 해결되면 오렌지 사과 배 돼지고기 등의 관세 감축 문제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의 경우 한국은 '관세 즉시 철폐'를 주장하고 있으나 미국은 '한국의 세제 개편' 등 비관세 장벽 철폐를 전제로 걸고 있다.

현재 한국은 특별소비세는 2단계인 세율을 1단계로,자동차세는 5단계를 3단계로 축소하는 안을 제안했으며 미국은 자국 관세 10년 철폐를 주장하고 있다.

김 대표는 "3년 내 철폐도 조기 철폐로 볼 수 있다"고 말해 3년 내 철폐까진 수용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

섬유 분과에서는 차관보급 회담에서 미국이 미흡한 양허안을 제시,협상이 예정보다 하루 일찍 끝났다.

금융서비스의 경우 27개 쟁점 중 미국이 '산업은행에 대한 특혜 폐지'를 철회하는 등 25개가 타결됐다.

남은 '우체국 보험에 대한 금융감독'과 '금융 일시 세이프가드 도입' 문제는 결국 고위급 협상에서 해법을 찾을 것으로 관측된다.


◆무역구제 의약품 등은 의견 접근

핵심 쟁점 중 무역구제,의약품,투자자·국가 간 소송제(ISD) 등에 대한 이견도 상당폭 좁혀졌다.

무역구제와 의약품의 경우 한국이 무역구제에서 '산업피해 판정시 비합산' 요구를 철회하고,미국은 의약품에서 신약 최저가 보장 요구 등을 거둬들이는 선에서 절충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쟁 정부조달 통관 분과는 완전 타결됐으며 기술표준(TBT) 위생검역(SPS) 전자상거래 환경 등은 마지막 확인 작업만 남았다.

노동도 공중의견제출제도(PC·Public Communication) 도입 등 대부분의 쟁점에 합의했다.

서비스 분과는 양국의 현 제도를 유지하는 선에서 가닥을 잡았다.김 대표는 "미국이 법률 회계 택배 방통융합 등 10여개 분야에 관심을 보였지만 회계 법률은 우리가 진행 중인 3단계 개방안을 받아들였고 나머지 분야는 현 제도 안에서 운영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며 "다만 방통융합서비스는 마지막까지 남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