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낮은 기업만 피해 … 공정위 자진신고제 바꿔야"

허원준 신임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장(한화석유화학 사장)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자진신고제도(리니언시제도)가 법 취지에 부합할 수 있게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최근 공정위가 '유화업체들이 11년간 일부 화학제품 가격을 담합했다'고 발표한 데 대해 "내 경험이나 상식으로는 11년간 담합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담합 사실을 부인했다.

허 회장은 12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공정위의 자진신고제도가 가장 먼저 신고한 기업에 많은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면서 "이 제도로 시장규모가 큰 기업이 오히려 과징금 감면혜택을 받고,시장점유율이 작은 기업은 피해만 보게 됐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이어 "마약집단이나 범죄조직의 끄나풀이 걸렸을 때 '위(윗선)를 불어라'고 유도해 범죄집단을 일망타진하는 방식은 이해할 수 있지만,이번 (유화업계에 대한)적용은 잘못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허 회장은 이와 함께 유화업계의 담합은 업계 구조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1968년 말 PVC업체가 5개 있을 때에도 가격경쟁이 엄청나게 치열했는데,지금은 화학제품 수입이 자유화돼 있고 공급업체도 7~8개에 이르러 상시적인 담합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허 회장은 그러나 "업계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어쨌든 사과 말씀을 드린다"면서 "앞으로는 각 업체가 담합 혐의가 의심되는 단초가 될 만한 일도 없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