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급 공무원 열정 함안 경제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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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을 짓기로 결정만 하세요.
나머지는 우리가 모두 책임지겠습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고위 공무원의 얘기가 아니다.
경남 함안군 지역경제과의 6급 공무원인 이종섭 기업지원팀장(49)의 말이다.
시골 군청의 중간 간부가 과연 그럴 힘이 있을까.2005년 초.함안지역 상공인들은 교통 여건이 좋은 가연산업개발지구에 공단 설립 계획을 세웠다.
지역 개발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주민들도 찬성했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었다.환경 문제,보상 문제 등의 난제가 수두룩했다.
당장 농업진흥지역을 공단으로 용도변경하는 권한을 쥐고 있는 농림부부터 "안 된다"였다.
"쓸데없는 일 하지 말라"는 주위의 충고도 있었지만 이 팀장은 달랐다.공단 조성은 기업에 대한 특혜가 아니라 함안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신념뿐이었다.
"공단을 짓지 못하면 옷을 벗겠다"는 각오로 경남도청과 관련 중앙 부처를 수십 차례 찾아다녔다.
설명회도 10차례 이상 가졌다.
결국 10개월 만에 농림부의 용도변경 허가가 나왔다.
하지만 문제 해결이 다 된 것은 아니었다.
주민들은 보상비를 올려 달라고 요구했고,그는 주민들을 일일이 찾아다녀야 했다.
'가연지구'는 그렇게 착공 19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완공됐다.
통상 72개월 정도 걸리는 민간 개발보다 공기를 무려 53개월이나 당긴 것.특히 분양가는 평당 25만원 선으로 45만원대인 민간 개발보다 20만원이나 낮았다.
조건이 좋은 만큼 기업들의 입주도 러시를 이뤘다.
2005년 7월부터 최근까지 550여 기업이 몰려들었다.
지난해 수출은 6억7000만달러(11월 말 현재)를 기록,전년 같은 기간보다 59%나 증가했다.
해마다 1000명씩 줄어들던 인구도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난 1월 함안군 인구는 6만3916명으로 1년 사이에 2540명 늘었다.
이주 기업 직원을 겨냥,지난해 10월 칠원GS자이 아파트(1794가구)가 첫 입주하는 등 지역 경제도 활기를 띠고 있다.
공단 설립을 주도한 이 팀장의 별명은 '기업맨'.기업에 골치 아픈 환경이나 토지보상 문제를 앞장서 해결해 준다고 해서 붙여졌다.
"공무원 한 사람의 적극적인 사고 방식이 지역 경제 회생의 틀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다"(하성식 함안상의 회장)는 평가이기도 하다.
이 팀장을 지원하기 위해 함안군도 행정시스템을 바꿨다. 공단 조성 환경을 국내 최고 수준으로 만들기 위해 전국 최초로 기업 애로 사항을 해결하는 전담 인원 11명을 선발,원스톱 행정 시스템을 구축했다.
기업이 공단 조성 인·허가 및 공장 등록 등 서류를 제출하면 한꺼번에 행정 절차를 끝낼 수 있도록 한 것.종합 민원실과 도시과 농촌과 등 7~8개 과를 돌면서 도장을 받아야 하는 불편을 과감하게 없앤 셈이다.
기업인들의 모임인 함안상공회의소와 공단 조성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기업들과의 돈독한 관계도 구축했다.
군은 인·허가와 기업 유치,토지 보상 등 행정 지원을 맡고 상의는 ㈜함안개발을 설립해 사업비와 부지 조성,용지 분양을 하기로 했다.
전국에서는 처음 민간과 합동으로 매트릭스 조직을 구축한 것.공단의 단지화·집단화를 통해 난개발과 환경 피해를 막고 쾌적성을 지키겠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함안상의도 기업들을 위해 건설회사를 초청해 임대 주택을 지어 줄 것을 수차례 요청했고 명문 학교 건립 추진과 공단 조성으로 버는 돈은 지역 인재를 위한 장학 사업에 쓰기로 하는 등 힘을 보탰다.
이 팀장은 부산·경남지역 공무원 사회의 '스타'다.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이 지역 경제단체와 공무원들의 함안 배우기가 줄을 이어 업무를 볼 수 없을 정도다.
지난해 기업하기 좋은 지역 대상에 전국 군부 자치단체에서 1위로 뽑혀 대통령 기관표창을 받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이 팀장은 "공단 설립 과정에서뿐 아니라 조성 후에도 철저한 지원과 관리를 통해 경쟁력을 갖춘 공단을 만들어 함안을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고장으로 만들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함안(경남)=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나머지는 우리가 모두 책임지겠습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고위 공무원의 얘기가 아니다.
경남 함안군 지역경제과의 6급 공무원인 이종섭 기업지원팀장(49)의 말이다.
시골 군청의 중간 간부가 과연 그럴 힘이 있을까.2005년 초.함안지역 상공인들은 교통 여건이 좋은 가연산업개발지구에 공단 설립 계획을 세웠다.
지역 개발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주민들도 찬성했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었다.환경 문제,보상 문제 등의 난제가 수두룩했다.
당장 농업진흥지역을 공단으로 용도변경하는 권한을 쥐고 있는 농림부부터 "안 된다"였다.
"쓸데없는 일 하지 말라"는 주위의 충고도 있었지만 이 팀장은 달랐다.공단 조성은 기업에 대한 특혜가 아니라 함안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신념뿐이었다.
"공단을 짓지 못하면 옷을 벗겠다"는 각오로 경남도청과 관련 중앙 부처를 수십 차례 찾아다녔다.
설명회도 10차례 이상 가졌다.
결국 10개월 만에 농림부의 용도변경 허가가 나왔다.
하지만 문제 해결이 다 된 것은 아니었다.
주민들은 보상비를 올려 달라고 요구했고,그는 주민들을 일일이 찾아다녀야 했다.
'가연지구'는 그렇게 착공 19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완공됐다.
통상 72개월 정도 걸리는 민간 개발보다 공기를 무려 53개월이나 당긴 것.특히 분양가는 평당 25만원 선으로 45만원대인 민간 개발보다 20만원이나 낮았다.
조건이 좋은 만큼 기업들의 입주도 러시를 이뤘다.
2005년 7월부터 최근까지 550여 기업이 몰려들었다.
지난해 수출은 6억7000만달러(11월 말 현재)를 기록,전년 같은 기간보다 59%나 증가했다.
해마다 1000명씩 줄어들던 인구도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난 1월 함안군 인구는 6만3916명으로 1년 사이에 2540명 늘었다.
이주 기업 직원을 겨냥,지난해 10월 칠원GS자이 아파트(1794가구)가 첫 입주하는 등 지역 경제도 활기를 띠고 있다.
공단 설립을 주도한 이 팀장의 별명은 '기업맨'.기업에 골치 아픈 환경이나 토지보상 문제를 앞장서 해결해 준다고 해서 붙여졌다.
"공무원 한 사람의 적극적인 사고 방식이 지역 경제 회생의 틀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다"(하성식 함안상의 회장)는 평가이기도 하다.
이 팀장을 지원하기 위해 함안군도 행정시스템을 바꿨다. 공단 조성 환경을 국내 최고 수준으로 만들기 위해 전국 최초로 기업 애로 사항을 해결하는 전담 인원 11명을 선발,원스톱 행정 시스템을 구축했다.
기업이 공단 조성 인·허가 및 공장 등록 등 서류를 제출하면 한꺼번에 행정 절차를 끝낼 수 있도록 한 것.종합 민원실과 도시과 농촌과 등 7~8개 과를 돌면서 도장을 받아야 하는 불편을 과감하게 없앤 셈이다.
기업인들의 모임인 함안상공회의소와 공단 조성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기업들과의 돈독한 관계도 구축했다.
군은 인·허가와 기업 유치,토지 보상 등 행정 지원을 맡고 상의는 ㈜함안개발을 설립해 사업비와 부지 조성,용지 분양을 하기로 했다.
전국에서는 처음 민간과 합동으로 매트릭스 조직을 구축한 것.공단의 단지화·집단화를 통해 난개발과 환경 피해를 막고 쾌적성을 지키겠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함안상의도 기업들을 위해 건설회사를 초청해 임대 주택을 지어 줄 것을 수차례 요청했고 명문 학교 건립 추진과 공단 조성으로 버는 돈은 지역 인재를 위한 장학 사업에 쓰기로 하는 등 힘을 보탰다.
이 팀장은 부산·경남지역 공무원 사회의 '스타'다.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이 지역 경제단체와 공무원들의 함안 배우기가 줄을 이어 업무를 볼 수 없을 정도다.
지난해 기업하기 좋은 지역 대상에 전국 군부 자치단체에서 1위로 뽑혀 대통령 기관표창을 받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이 팀장은 "공단 설립 과정에서뿐 아니라 조성 후에도 철저한 지원과 관리를 통해 경쟁력을 갖춘 공단을 만들어 함안을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고장으로 만들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함안(경남)=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