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외환銀 대주주자격 취소되나

감사원이 2003년 론스타에 대한 외환은행 매각이 '불법'이라며 금융감독당국에 론스타 대주주 승인 취소 여부를 검토하라고 통보함에 따라 외환은행 재매각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외환은행은 작년 말 국민은행과의 매각협상이 파기된 후 뚜렷한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아 현재 독자경영을 지속하고 있다.

외환은행의 대주주 자격 취소와 관련,금융감독위원회는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나온 이후에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따라서 당장 외환은행 매각에 미치는 파장은 미미하지만 법원이 '불법'이라고 최종 판결을 내리면 사태는 복잡하게 꼬이게 된다.

◆대주주 자격 취소될까

금융계의 관심은 금감위가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을 박탈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감사원은 "감사원 감사 및 검찰 수사 결과 등에 비춰 보면 은행을 인수할 자격이 없는 자가 관계 공무원을 상대로 로비 등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해 인수 자격을 얻은 것인 만큼 금감위의 직권취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만일 금감위가 직권취소할 경우 론스타는 외환은행 지분을 10%만 남기고 나머지 54.62%를 6개월 내에 매각해야 한다.

하지만 은행법에 위배된 대주주 승인은 반드시 취소해야 한다는 명문 규정이 없다는 점에서 금감위가 쉽게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론스타의 불법 로비와 관련해 이강원 전 행장과 변양호 전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등 관련자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어 금감위가 당장 직권취소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은 편이다.

금감위는 외환은행 매각이 불법으로 이뤄졌다는 검찰 수사 결과와 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해 "당사자들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은행법에 취소 규정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금감위는 이날 "대주주 자격 취소 여부는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이뤄진 뒤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설령 법원의 유죄 판결이 확정되고 금감위가 대주주 자격을 취소한다고 하더라도 '실익'은 크지 않다는 게 금융계의 설명이다.

론스타가 이미 외환은행 재매각을 추진 중이며,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매각작업이 완료되면 금감위의 직권취소는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 전 행장과 모건스탠리 등에 대한 수출입은행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투기자본감시센터 등 시민단체는 BIS비율 조작 등이 이뤄졌고 이를 근거로 금감위가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을 잘못 판단해 승인한 만큼 직권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 박탈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대 1조원 헐값 불법매각"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외환은행 매각작업은 △수의계약 방식으로 론스타와 비밀리에 협상하고 △론스타와 재경부 금감위 등이 외환은행 가치를 의도적으로 낮춰 헐값에 매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 과정에서 이 전 행장이 론스타로부터 15억8400만원을 받는 등 '검은 돈'이 오고갔으며,금감위는 충분한 검증 없이 론스타에 대한 대주주 자격을 예외적으로 승인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감사 결과에 따라 감사원은 금감위에 "하자가 있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 부여에 대해 적정한 조치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또 외환은행의 주당가치를 임의로 낮게 산정한 모건스탠리 및 관련 직원에 대해 적절한 제재방안을 마련토록 통보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