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이야기] SHOW‥브랜드명 짓는데만 6개월 걸려

요즘 광고업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광고는 KTF의 3.5세대 이동통신 브랜드 'SHOW'다.

올해 제작된 광고 중에서 가장 많은 돈을 들인 '작품'인 데다 정자,묘비 등을 소재로 쓰는 등 기존의 광고 문법을 벗어난 '역발상의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SHOW'는 우선 브랜드 이름에서부터 '쇼하네','쇼쇼쇼'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단어를 선택하면서 파격을 보였다.

김태해 제일기획 국장은 "1년여의 광고 제작 기간 중 6개월을 브랜드 이름짓는데 보냈다"며 "사내 공모를 통해 500여개의 브랜드 이름을 받았는데 최종 후보로 'BEYOND','WHAT' 등과 경합한 결과 혁신성(innovation)과 즐거움(entertainment)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것으로는 'SHOW'가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티저(광고 대상을 숨겨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광고)형식으로 제작된 론칭 광고 두 편도 '기존의 틀을 깬다'는 'SHOW'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파격적인 소재를 활용해 제작됐다.정자와 묘비를 등장시켜 각각 신나는 핵분열과 경쾌한 장례식 장면을 연출한 것.

특히 '쇼 하고 있네'라는 카피와 함께 3D작업으로 부활한 비디오아티스트 고(故) 백남준씨의 모습은 많은 화제를 낳고 있다.

제작진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의 예술가를 상업적인 광고에 사용하는 문제에 대해 숱한 고민을 했다고.김 국장은 "여성들에게 바지를 처음 입힌 코코 샤넬과 비행기를 발명한 라이트 형제도 적극 고려했었다"고 설명했다.김 국장은 "올 1월 말에 백남준씨 초상권을 소유한 미국의 백스튜디오(Paik Studio)에 창의성을 강조한 광고 취지를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했는데 흔쾌히 응낙해 줘 광고 제작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