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틱한 '아이다' ‥ 30일 예술의 전당

국립오페라단(단장 정은숙)이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를 오는 30일부터 4월2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아이다'는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와 포로인 에티오피아 공주 아이다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린 걸작 오페라.1869년 이집트 수에즈 운하 개통과 함께 카이로 오페라극장 설립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이 작품에는 '청아한 아이다''이기고 돌아오라' 등의 아리아와 '개선행진곡' 등 클래색 팬들의 귀에 익은 곡들이 많다.'아이다'하면 연상되는 이집트 왕정의 화려함 대신 음악과 드라마에 집중하도록 무대를 간결화한 점이 이번 공연의 특징.스위스 출신의 연출자 디터 케기는 "'아이다'는 등장인물 간 감정대립이 어떤 작품보다 드라마틱하게 얽혀 있는 작품"이라며 "시각적인 효과보다는 음악과 캐릭터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볼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무대 좌우에 있던 피라미드가 합쳐지면서 라다메스와 아이다가 돌무덤 속에 갇히는 마지막 장면이 압권이다.상징적인 색을 조명으로 사용해 마치 한 편의 회화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도 선사한다.

전쟁의 승리를 나타내는 1·2막은 흰색과 금색,사랑과 조국 사이에서 갈등하는 3막은 파란색,죽음과 비극적 결말에 이르는 4막은 강렬한 빨간색을 배경 색상으로 사용한다.

주인공 아이다 역은 드라마틱 소프라노 하스믹 파피안과 오디션을 통해 새로 뽑힌 김세아가 맡아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아르메니아 출신의 파피안은 청아한 미성으로 주목받는 성악가.

1999년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에서 '아이다'역으로 데뷔했다.

당시 커튼콜에서 관객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어 2005년 같은 무대에 같은 역으로 다시 서기도 했다.라다메스 역은 지난해 '투란도트'의 칼리프역을 맡아 '경탄할 만한 고음'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테너 신동원과 강하면서도 서정적인 음색을 지닌 테너 이동현이 맡아 열연한다.

이 밖에 베이스 김요한 함석헌(람피스 역),바리톤 오승용 방광식(아모나스로 역),베이스 김진추(왕 역) 등이 출연한다.

지휘는 2003년 국립오페라단의 '투란도트' 지휘로 호평을 받았던 이탈리아 출신 피에르 조르지오 모란디가 맡으며,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02)586-5282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