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 부채 늘려 '덫' 벗었다

현대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현대엘리베이터가 작년 4분기 2000억원의 부채를 차입하는 방법으로 같은 규모만큼 자산을 일시에 증대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통해 현대엘리베이터는 자회사(현대상선) 주식가액이 자산 총액의 50%를 넘을 경우 지주회사로 강제 전환토록 돼 있는 이른바 '지주회사의 덫'에서 일단 벗어난 것으로 분석됐다.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의 작년 말 현재 자산은 8895억원,부채는 4798억원,자본은 4097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는 작년 9월 말 자산 6847억원,부채 2770억원,자본 4077억원에 비해 자본은 변화가 없지만 부채는 석 달 만에 2000억원 이상 급증한 것이다.

한마디로 작년 4분기 중 2000억원의 부채를 늘리는 방식으로 자산도 증가시켰다는 얘기다.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작년 4분기 자산을 2000억원 증가시킨 결과 같은 시점 현대엘리베이터가 보유한 현대상선 주식가액의 비중은 이 회사 자산의 50% 밑으로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에 따라 현대엘리베이터는 지주회사 강제 전환 요건에서 일단은 탈피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작년 9월 말까지는 현대상선 주식가액이 3705억원으로,같은 시점 자산규모(6847억원)의 54.7%에 달해 지주회사가 될 위기에 처했었다.

2년간의 유예기간이 있기는 하지만,만일 현대엘리베이터가 지주회사가 된다면 △자회사인 현대상선 지분 12% 이상 추가 취득 △현대상선의 자회사(현대엘리베이터 손자회사)인 현대증권(12.7%) 지분 매각 △'손자회사의 사업 관련성 인정 조항'에 따른 현대상선의 현대건설 인수전 참여 불가 가능성 등 각종 규제를 받게 될 것으로 우려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