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컴퓨터 과학자대회] 개미 최단거리 이동 원리, DB에 적용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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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 번식 원리를 데이터베이스 관리에 적용할 수는 없을까. 먹이를 찾기 위해 최단 거리로 움직이는 개미와 벌의 특징을 컴퓨터 네트워크에 응용할 순 없을까. 이런 재미있는 응용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에 관한 논문들이 14일 '세계 컴퓨터과학자 서울대회'에서 발표돼 화제가 됐다. 소프트웨어 논문 발표자들은 한국의 소프트웨어 투자와 산업 규모가 전 세계의 1%도 안된다는 사실에 의아해 했다. 5명의 교수가 한 자리에 모여 소프트웨어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이들이 발표한 논문은 일반인이 알아듣기 힘들 정도로 전문적이었지만 가능한 한 쉽게 설명해주었다. 이번 대회는 미국컴퓨터학회와 서울대 컴퓨터연구소,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주최로 지난 11일 시작됐으며 15일까지 계속된다.
<참석자>
▶로날드 드 메네즈 교수 (미국 플로리다 공과대학)
▶안젤로 브레이너 교수 (브라질 포르탈레자 컴퓨터공학부)
▶로사나 안드라데 교수 (브라질 세아라 대학 컴퓨터공학부)
▶히샴 하다드 교수 (미국 케네소 주립대학 컴퓨터공학부)
▶리처드 쉬베흐 교수 (프랑스 부르고뉴 대학 컴퓨터공학부)
▶메네즈=개인적으로 곤충과 컴퓨터를 접목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컴퓨터 과학의 복잡한 문제를 생물학적 아이디어를 가지고 접근해 해결책을 제시하는 식이죠. 곤충이나 박테리아 등이 온도를 인식하는 방법이나 행동,습관을 분석하고 이 집단의 사회적 관계를 파악해 보니 재미있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들의 행태가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교환하는 망의 논리와 상당히 유사하다는 아이디어를 얻었죠. 이것을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각종 네트워크에 응용할 수 없을까 고민 중입니다.
▶하다드=그거 재미있습니다. 자세한 설명을….
▶메네즈=예를 들어 곰팡이는 한 지점에서 생겨나 특정 경로로 증식합니다. 곰팡이는 특정 경로가 포화된 것 같으면 다른 경로로 방향을 수정하죠. 물론 최단경로로 수정합니다. 네트워크의 한 부분인 라우터(랜을 연결해 정보를 전송할 때 송신정보에 담긴 수신처의 주소를 읽고 가장 적절한 경로로 정보이동을 안내하는 장비)의 기능이 이 역할을 합니다. 라우터가 혹시 곰팡이의 속성을 베껴온 게 아닌가 생각했죠. (웃음) 생물학적 속성과 정보과학의 속성이 상통하는 바가 많을 것으로 생각해서 연구를 진행해 논문을 썼고 이 대회에서 채택돼 여기에 오게 됐습니다.▶브레이너=저는 모바일 데이터베이스와 무선 네트워크에 관한 논문을 가지고 왔습니다. 어떻게 모바일 기술이 데이터베이스 기능의 진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연구하고 있어요. 또 무선 네트워크를 가장 효율적으로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도 연구 중입니다. 융합(컨버전스) 시대에서는 모든 디지털 기기가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되는 만큼 이에 대한 연구는 필수라고 봅니다. 내년에 브라질에서 열리는 세계 컴퓨터과학자 대회를 진행하라는 요청을 받았어요.
▶안드라데=저는 모바일 컴퓨팅 응용 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과 보안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애플리케이션 프레임워크(응용 프로그램이 운영체제에서 원활히 돌아가게 떠받드는 받침대)나 모바일 미들웨어 분야를 심층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IT강국'이라는 한국에서 대회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보려고 왔어요. 또 한국의 IT 기술이 얼마만큼 발전했는지도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습니다. 또 예전에 같이 일했던 사람이 삼성,LG에 다니고 있는데 그사람들 얼굴도 볼겸 해서 왔지요.
▶하다드=소프트웨어를 어떻게 구성해서 만들어내고 그것으로 얼마나 부가가치를 창출하느냐가 이 대회의 이슈입니다. 저는 이 대회의 운영비 등 살림을 맡고 있습니다. 지난 18년 동안 이런 종류의 대회 스태프를 계속 맡아왔죠. 여러 회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보고 세계 각국의 기술이 어떻게 발전하는지도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슈베흐=저는 멀티미디어 구현에 필요한 미들웨어를 통제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데이터베이스의 운용과 멀티미디어 구현 기술에 대해 강의도 하고 있지요. 컴퓨터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하드웨어의 성능을 높이는 게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을 적절히 운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IT 강국이고자 한다면 이 부분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메네즈=모바일 컴퓨팅은 매우 복잡한 분야라 매우 정교한 소프트웨어가 필요합니다. 점점 규모가 커지고 복잡해지는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소프트웨어입니다. 자연의 가르침이 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개미나 벌이 먹이를 찾으러 가는 길을 관찰해 보면 최단거리만을 찾아 이동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을 수학적 모델로 변환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 응용합니다.
▶하다드=저도 여러가지 복잡한 애플리케이션을 어떻게 효율적이고 압축적으로 통합해서 사용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최소의 비용과 시간으로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게 하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만 있다면 기업의 생산성은 대단히 올라갑니다. 리치 인터넷 애플리케이션(RIA)이라 불리는 소프트웨어들이 요즘 제조,공공,금융분야에 다양하게 도입되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입니다.
▶안드라데=IT 산업의 패러다임은 고도의 소프트웨어 분야를 중심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IT산업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는 점점 높아지고 또 IT 기기에 대한 의존도 심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포화점이 있는 하드웨어 시장과는 달리 소프트웨어 시장의 가능성은 무한대로 열려 있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부단한 연구를 통해 많이 발전됐다고 생각해도 어느 순간 보면 기술 수준이 저 멀리 가 있을 정도입니다. 하드웨어는 표준규격이 있는 반면 소프트웨어는 다양한 형태로 변형이 가능합니다. 하드웨어가 아무리 발전해도 소프트웨어의 도움 없이는 기능을 100% 활용할 수 없습니다.
특별취재팀=고기완 차장(팀장)/이해성/김보라/안상미/이미아/정호진/성선화/박민제/황경남 기자 dadad@hankyung.com
[용어풀이]◆리치 인터넷 애플리케이션(Rich Internet Application):서버-클라이언트 시스템과 웹의 장점을 혼합한 소프트웨어로 사용자환경(UI)과 운영자환경(OI)을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이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프로그램을 간편하게 변경하거나 조작해 사용할 수 있다.
<참석자>
▶로날드 드 메네즈 교수 (미국 플로리다 공과대학)
▶안젤로 브레이너 교수 (브라질 포르탈레자 컴퓨터공학부)
▶로사나 안드라데 교수 (브라질 세아라 대학 컴퓨터공학부)
▶히샴 하다드 교수 (미국 케네소 주립대학 컴퓨터공학부)
▶리처드 쉬베흐 교수 (프랑스 부르고뉴 대학 컴퓨터공학부)
▶메네즈=개인적으로 곤충과 컴퓨터를 접목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컴퓨터 과학의 복잡한 문제를 생물학적 아이디어를 가지고 접근해 해결책을 제시하는 식이죠. 곤충이나 박테리아 등이 온도를 인식하는 방법이나 행동,습관을 분석하고 이 집단의 사회적 관계를 파악해 보니 재미있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들의 행태가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교환하는 망의 논리와 상당히 유사하다는 아이디어를 얻었죠. 이것을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각종 네트워크에 응용할 수 없을까 고민 중입니다.
▶하다드=그거 재미있습니다. 자세한 설명을….
▶메네즈=예를 들어 곰팡이는 한 지점에서 생겨나 특정 경로로 증식합니다. 곰팡이는 특정 경로가 포화된 것 같으면 다른 경로로 방향을 수정하죠. 물론 최단경로로 수정합니다. 네트워크의 한 부분인 라우터(랜을 연결해 정보를 전송할 때 송신정보에 담긴 수신처의 주소를 읽고 가장 적절한 경로로 정보이동을 안내하는 장비)의 기능이 이 역할을 합니다. 라우터가 혹시 곰팡이의 속성을 베껴온 게 아닌가 생각했죠. (웃음) 생물학적 속성과 정보과학의 속성이 상통하는 바가 많을 것으로 생각해서 연구를 진행해 논문을 썼고 이 대회에서 채택돼 여기에 오게 됐습니다.▶브레이너=저는 모바일 데이터베이스와 무선 네트워크에 관한 논문을 가지고 왔습니다. 어떻게 모바일 기술이 데이터베이스 기능의 진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연구하고 있어요. 또 무선 네트워크를 가장 효율적으로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도 연구 중입니다. 융합(컨버전스) 시대에서는 모든 디지털 기기가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되는 만큼 이에 대한 연구는 필수라고 봅니다. 내년에 브라질에서 열리는 세계 컴퓨터과학자 대회를 진행하라는 요청을 받았어요.
▶안드라데=저는 모바일 컴퓨팅 응용 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과 보안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애플리케이션 프레임워크(응용 프로그램이 운영체제에서 원활히 돌아가게 떠받드는 받침대)나 모바일 미들웨어 분야를 심층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IT강국'이라는 한국에서 대회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보려고 왔어요. 또 한국의 IT 기술이 얼마만큼 발전했는지도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습니다. 또 예전에 같이 일했던 사람이 삼성,LG에 다니고 있는데 그사람들 얼굴도 볼겸 해서 왔지요.
▶하다드=소프트웨어를 어떻게 구성해서 만들어내고 그것으로 얼마나 부가가치를 창출하느냐가 이 대회의 이슈입니다. 저는 이 대회의 운영비 등 살림을 맡고 있습니다. 지난 18년 동안 이런 종류의 대회 스태프를 계속 맡아왔죠. 여러 회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보고 세계 각국의 기술이 어떻게 발전하는지도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슈베흐=저는 멀티미디어 구현에 필요한 미들웨어를 통제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데이터베이스의 운용과 멀티미디어 구현 기술에 대해 강의도 하고 있지요. 컴퓨터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하드웨어의 성능을 높이는 게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을 적절히 운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IT 강국이고자 한다면 이 부분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메네즈=모바일 컴퓨팅은 매우 복잡한 분야라 매우 정교한 소프트웨어가 필요합니다. 점점 규모가 커지고 복잡해지는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소프트웨어입니다. 자연의 가르침이 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개미나 벌이 먹이를 찾으러 가는 길을 관찰해 보면 최단거리만을 찾아 이동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을 수학적 모델로 변환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 응용합니다.
▶하다드=저도 여러가지 복잡한 애플리케이션을 어떻게 효율적이고 압축적으로 통합해서 사용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최소의 비용과 시간으로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게 하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만 있다면 기업의 생산성은 대단히 올라갑니다. 리치 인터넷 애플리케이션(RIA)이라 불리는 소프트웨어들이 요즘 제조,공공,금융분야에 다양하게 도입되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입니다.
▶안드라데=IT 산업의 패러다임은 고도의 소프트웨어 분야를 중심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IT산업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는 점점 높아지고 또 IT 기기에 대한 의존도 심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포화점이 있는 하드웨어 시장과는 달리 소프트웨어 시장의 가능성은 무한대로 열려 있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부단한 연구를 통해 많이 발전됐다고 생각해도 어느 순간 보면 기술 수준이 저 멀리 가 있을 정도입니다. 하드웨어는 표준규격이 있는 반면 소프트웨어는 다양한 형태로 변형이 가능합니다. 하드웨어가 아무리 발전해도 소프트웨어의 도움 없이는 기능을 100% 활용할 수 없습니다.
특별취재팀=고기완 차장(팀장)/이해성/김보라/안상미/이미아/정호진/성선화/박민제/황경남 기자 dadad@hankyung.com
[용어풀이]◆리치 인터넷 애플리케이션(Rich Internet Application):서버-클라이언트 시스템과 웹의 장점을 혼합한 소프트웨어로 사용자환경(UI)과 운영자환경(OI)을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이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프로그램을 간편하게 변경하거나 조작해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