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속으로] 한샘‥지구촌 누구나 샘나게 만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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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가구업체 한샘은 2003년 회사 설립(1971년) 이래 최대인 481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이듬해인 2004년 4628억원으로 매출이 3.9% 줄었다.다음 해엔 3889억원으로 3000억원대로 감소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작년에도 마찬가지였다.
국내 가구 시장이 성장 정체를 하기도 했지만 회사가 전략적으로 추진한 조직 혁신체제가 제대로 먹혀들지 못한 탓이 컸다.이 회사는 2003년 수익 위주의 경영을 위해 각 사업본부장들에게 경영을 책임 지도록 하는 체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이 제도는 현장에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러는 사이 회사의 외형은 되레 뒷걸음질 친 것. 이 회사 최양하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 때를 '잃어버린 시기'라고 했다."한마디로 성장통을 앓은 셈이지요.
그러나 작년에 사업본부제가 정착되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성장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여건이 완성된 것이지요."◆2010년 매출 1조원,글로벌 한샘 도약
한샘이 올 들어 제2도약을 위한 발걸음을 힘차게 떼고 있다. 이 회사가 올해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린 2003년 수준에 버금가는 매출을 올리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내걸고 있어서다. 특히 앞으로 매년 20% 이상씩 성장해 2010년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한샘은 이와 함께 해외 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해 '글로벌 한샘'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최 부회장은 "가구 내수시장 상황이 그리 밝은 편은 아니지만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졌기 때문에 충분히 목표 달성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샘은 전체 가구시장 점유율이 10% 정도로 1위입니다.
판매망을 확충하고 영업력을 강화해 점유율을 50%로 끌어올리면 간단하게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한샘은 이를 위해 현재 300개인 부엌가구 대리점(키친프라자)을 연말 안에 400개로 늘리고 내년까지 대리점당 매출을 1억원 이상으로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100여개 인테리어 대리점도 연말까지 모두 100평 규모의 대형 매장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고가 명품 부엌가구 브랜드 '키친바흐'도 한샘 성장의 견인차가 될 전망이다.
키친바흐는 한국적 전통미를 디자인에 가미한 명품가구 브랜드로 해외 유명 부엌가구에 맞대응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내놓은 것.한샘의'DBEW디자인센터'에서 개발했다.
한샘은 사무 직원 350명 가운데 약 15%인 50여 명이 디자이너일 정도이다.
키친바흐는 시판 첫 해인 지난해 130억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히트했다.
올해는 300억~4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이달 22일 키친바흐 신제품 '뮤즈'가 시판된다.
한샘의 목표는 전 세계인이 쓰는 '글로벌 한샘'의 완성이다. 최 부회장은 "세계 최대 가구시장인 미국에서 지난해 2000만달러의 매출과 20% 수준의 경상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에 진출한 외국 가구업체 가운데 '톱 3'에 들어갈 정도의 실적이라고 덧붙였다.
한샘은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올해에는 2개뿐인 미국 직매장을 5개로 늘리고 키친바흐도 첫선을 보일 계획. 이 경우 지난해보다 두 배 높은 4000만달러의 매출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약 50억엔의 매출을 올린 일본에서는 소매 영업을 강화,내년에 30% 증가한 65억엔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전시 매장 확충 등 소매 영업을 확대해 지난해보다 약 150% 증가한 1억위안을 목표로 하고 있다.
◆7평 사무실서 출범
1971년 서울 구파발의 7평 사무실에서 출발한 한샘은 당시 강남을 필두로 시작된 주택 건설 붐을 타고 성장을 시작했다.
한샘은 싱크대로 불리던 부엌 공간에 목재로 만든 가구 개념을 처음 도입하면서 시장 판도를 변화시켰다.
1980년대에는 40평형대 이상 중·대형 아파트를 타깃으로 한 고가 부엌가구를 선보이면서 매년 30~60%씩 성장했다.
1990년 초 성장세가 다소 꺾였으나 30평형대 중·저가 제품으로 시장 확대에 나섰다.
이때 부엌에 빌트인 기기를 설치해 시스템화하는 인텔리전트 키친을 도입하고 홈인테리어 사업에 진출했다.
당시 한샘은 성장이 다소 주춤했으나 2위 업체와 큰 격차를 내면서 부엌가구에서 선두를 지켰다.
최 부회장은 "당시 회사 목표가 국내 1위가 아닌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었다"며 신사업 강행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샘은 94년 조명,신혼 및 자녀방 가구 등 홈인테리어 사업에 착수해 97년 전용 전시장을 오픈했다.
◆IMF 때도 인력감축 안 해
이러한 상황에서 한샘도 심각한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바로 1998년 IMF를 맞은 것.다른 가구업체들이 줄줄이 무너졌다. 한샘도 영업에 상당한 타격이 왔다. 최 부회장은 당시 심각한 고민을 했다.
너나 할 것 없이 다 하는 인원 감축 등을 통해 회사를 안정적으로 끌고 갈 것인가,아니면 위기를 기회로 삼을 것인가 하는 문제를 두고서였다.
최 부회장은 후자를 선택했다.
100명가량의 부엌가구 인력을 신사업인 홈인테리어 분야에 전격 투입하는 등 공격 경영을 했다.
이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한샘은 부엌가구와 홈인테리어 사업이 시너지를 냈으며 IMF에도 적자를 내지 않은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홈인테리어 사업은 이후 매년 큰 폭으로 성장,지난해 1227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스타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홈인테리어 사업은 한샘이 창사 이후 35년간 연속 흑자 기업이 되도록 하는 효자 역할을 했다.
한샘은 지속 성장을 위해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 주거 환경과 관련된 신사업 참여 등이다. 현재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준비 중이며 올 하반기께 공개할 계획이다.이와 관련,한국투자증권 이현경 애널리스트는 "한샘은 부엌가구 시판과 인테리어 비중을 확대하는 등 수익성 위주의 사업구조 재편으로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등이 큰 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