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스페셜] 비보이의 飛上 ‥ 20분 공연에 500만원 받는 스타로

5명의 A급 멤버로 이뤄진 한 비보이팀은 지난 1월 증권사 신년 하례식과 다국적 기업 사내행사에서 20분간 공연하는 대가로 각각 400만∼500만원을 받았다.

이 팀은 이 같은 이벤트 공연을 매달 5~6차례씩 요청받고 있다.또 다른 비보이팀 맥시멈크루는 기업 초청 공연과 스폰서 후원 등으로 지난 한 해 동안 2억원 이상을 벌었다.

갬블러라는 비보이팀은 지난해 국민은행 광고 출연료로 1억원을 챙겼다.

이들을 포함해 정상급에 속하는 6∼7개 비보이팀은 올 한 해 동안 팀당 4억∼6억원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이에 따라 비보이의 몸값도 치솟고 있다.

2005년 말께만 해도 1인당 월 100만원 안팎이던 공연 출연료가 올 들어 평균 200만원으로 뛰었다.

세계대회 우승 경력이 있는 특A급 비보이들은 공연이나 행사 초청료 외에도 매월 300만∼500만원을 번다.댄스학원 레슨비와 국제비보이경연대회 심사료,광고 출연료 등이 짭짤하기 때문이다.

수입도 다변화하고 있다.

춤만 추는 게 아니라 음반을 발매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맥시멈크루는 최근 4곡의 랩송을 담은 '투 더 맥시멈'이라는 제목의 싱글앨범을 냈다.

소속사 마스터플랜은 앨범 판매 수입과 함께 휴대폰 벨소리,인터넷 싸이월드 배경음악 등으로 수입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팀은 앞으로 자신의 음악에 맞춰 브레이크 댄스도 출 계획이다.

이 같은 변화는 불과 1년여 만에 이뤄졌다.

2005년까지만 해도 비보이들은 수입이 거의 없었고 심지어 '거리의 부랑아' 취급을 받기도 했다.

비보이의 몸값이 급등하는 데 비해 비보이 공연 업체의 수입 증가 속도는 더딘 편이다.

10여개의 업체가 난립하고 있는 데다 출연진이 너무 많다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비보이 공연은 200∼300석 규모의 소극장에서 일반 공연보다 2배 이상 많은 13∼25명이 출연하는 게 보통이다.

국내에 비보이 붐을 촉발한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의 경영 실적을 보자.2005년 12월9일 개막한 이래 지금까지 관객 20만명을 동원하고 32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25명의 출연 배우 인건비가 매출액의 50%에 달하고 전용관 건립 비용 13억원까지 포함해 총 45억원을 투입한 탓이다.

최근 두 달간 공연한 뒤 막을 내린 비보이 공연 '마리오네트'는 유료 객석 점유율이 90%에 육박했는데도 소폭의 수익을 내는 데 그쳤고,'비보이코리아'도 3개월간 유료 객석 점유율 70%를 기록했으나 하반기에나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관객이 급속히 늘고 있어 전망은 밝은 것으로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우선 남성 관객과 가족 관객이 다른 공연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

국내 뮤지컬의 경우 여성 대 남성 비율이 보통 7 대 3이지만 비보이 공연은 6 대 4 정도다.

가족 관객 비율도 20∼30% 정도에 달한다.

그만큼 잠재 관객을 끌어들일 여지가 많은 셈이다.

무엇보다 일본 중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여행사들이 한국 비보이 공연을 여행 패키지에 포함시키면서 외국인 관객이 급증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다.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의 경우 지금까지 외국인 티켓 매출만 7억원 이상을 올렸고 '비보이코리아'는 지난 석 달간 외국인 티켓 매출이 1억5000만원에 달했다.일본 최대 여행사 JTB는 '비보이코리아'와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등을 여행 패키지에 넣어 4월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