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맨 자격증 따기 '열풍'

우리투자증권사 해외영업 부서에서 5년째 근무하고 있는 이찬봉 대리(33)는 증권분석사 선물거래상담사 등 증권관련 자격증을 10개나 보유하고 있다. 대학시절부터 쉬지 않고 자격증 공부에 매달렸던 결과다.

얼핏보면 이 같은 자격증이 해외영업 등 업무활동과 무관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동안 쌓였던 지식을 바탕으로 고객들에게 보다 정확하고 논리적인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게 됐다고 이 대리는 스스로 평가했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관련 자격증은 증권업협회가 주관하는 증권투자상담사 금융자산관리사(FP) 재무위험관리사(FRM) 선물거래상담사와 금융연수원이 실시하는 자산관리사(FP) 등 13개에 달한다.

이 중에서 증권투자상담사 금융자산관리사 펀드판매인 등은 증권맨들이 취득하는 가장 보편적인 자격증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공인 자격증으로는 공인재무설계사(CFP) 공인재무분석사(CFA)가 대표적이다.

국내 증권맨들은 증권관련 자격증을 보통 몇 개나 갖고 있을까.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 굿모닝신한증권 등 대표적인 5개 증권사 직원들의 평균 자격증 개수를 살펴본 결과 평균 3.5개로 나타났다.

대우증권이 평균 5개 이상으로 2.3개인 동양종금증권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국내 증권사 중 단연 으뜸이다.
우리투자증권에는 해외영업팀 이찬봉 대리를 비롯해 모두 6명의 직원들이 10개의 자격증을 갖고 있었다.

한국증권 기업연금부 김상훈 대리(34)는 대학시절부터 증권가 입문을 꿈꾸며 자격증 공부에 전념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투명한 미래를 계획하고 실현시키려는 목적이 최우선이다. 세무사 공부를 시작하고 싶다는 김 대리는 대학시절에 증권투자상담사와 FP 시험에 합격했다.

취업 후 개인종합재무설계사(AFPK)와 증권분석사 CFP 일반운용전문인력 등 총 9개의 자격증을 차례로 획득했다.

그는 “앞으로는 증권시장이 현재 재테크부문에서 재무설계 쪽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돼 CFP 자격증을 따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