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법인용 홈피 인기‥'타운'이 다리 역할 톡톡

수원구치소 경비교도대원들의 부모는 아들이 보고 싶을 땐 인터넷에서 '타운'에 들어간다.

싸이월드에 개설된 타운홈피(줄여서 타운) '우리들의 푸른공간 제2534경비교도대'에 접속하면 아들의 사진이나 동영상이 올려져 있기 때문.1년6개월 전 문을 연 이 타운은 온라인 면회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이 타운의 '부모님전상서' 코너를 통해 부대원 모두가 부모님께 동영상 편지를 보내고, 받기도 한다.

교도대 타운을 만든 최종성 중대장(40)은 "어떤 아버님은 약주를 드시고 전화해 '부모님전상서를 보니 아들이 보고 싶다'며 울먹이기도 한다"며 "타운은 부대와 가정을 잇는 최적의 장소"라고 말했다.

타운은 SK커뮤니케이션즈의 싸이월드가 2005년 8월 서비스를 시작한 법인 전용 미니홈피.하루 평균 100개씩 개설돼 현재 6만개를 넘어섰다.타운은 온라인에서 개인끼리 정을 주고 받는 미니홈피를 법인으로 확장한 것이다.

특히 조직원과 조직 외부 사람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

이벤트 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한다.타운은 법인용 미니홈피지만 개인용 미니홈피와 마찬가지로 쌍방향적이고 상호간의 적극적인 의사 표시를 토대로 운영된다.

일촌을 맺으려면 서로 동의해야 하고 원치 않으면 언제든지 관계를 끊을 수 있다.

김명웅 SK커뮤니케이션즈 타운사업팀 차장은 "타운은 개인과 단체가 일상적으로 만나는 창구"라고 설명했다.타운 개설자는 구멍가게부터 정부 부처까지 다양하다.

타운이 잘 돌아가게 하려면 타운지기(운영자)의 노력,이벤트,기획 등이 중요하다.

구미시 타운은 최근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교복 공동구매,물려입기 캠페인을 벌여 인기를 끌었다.

노동부는 작년 말 타운에서 연소 근로자 보호 캠페인을 벌여 20만명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해 초 싸이월드에 '사이버선거부정감시단' 타운을 개설해 5·31 지방선거 때 재미를 봤다.

20만 네티즌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한 것.중앙선관위는 이번 대선에서도 싸이월드와 공동 프로모션을 벌일 예정이다.

싸이월드에는 복지단체·인권단체 타운도 1000여개 개설돼 있다.

복지단체나 인권단체는 늘 후원 의사를 갖고 있는 사람을 찾지 못해 애를 먹는다.

타운은 이런 단체를 후원자와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월드비전' 타운은 지난해 가수 김장훈씨와 함께 '사랑의 연탄배달'이라는 불우이웃돕기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타운은 입소문 마케팅에도 활용된다.

국내 최초의 창작 뮤지컬 '천사의 발톱' 주최 측은 지난달 타운을 활용해 관객참여형 공연을 만들어냈다.

공연 중간에 관객이 인상적인 장면을 찍어 타운 게시판에 올리게 하는 '공연출사 이벤트'를 벌인 것.

이 이벤트에는 하루 평균 300~400명의 관객이 참여했다.이 가운데 답글이 많이 달렸거나 스크랩을 많이 해간 작품은 우수작으로 선정해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로비에 전시했다.

김보라/박민제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