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달러 몰려온다 … 중국은행등 20여기관 5월 한국증시 사냥

중국이 세계 최대의 외환보유액을 내세워 해외 투자에 본격 나서고 있는 가운데 중국 기관투자가들이 시장을 조사하기 위해 오는 5월 대거 한국을 방문한다.

차이나 달러의 한국 자본시장 상륙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다.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중국 대형 증권사인 선인완궈(申銀万國)증권은 중국은행 공상은행 등 20여개 은행 및 펀드운용사의 자산운용 책임자들을 이끌고 5월28∼29일 이틀간 한국을 찾는다.

이들은 방문 기간 중 굿모닝신한 우리투자증권 등 우리나라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 관계자들을 만나 한국 증시에 대한 전망과 투자전략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 삼성전자 포스코 등 대표적인 국내 상장사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굿모닝신한증권 관계자는 "중국 측에서 먼저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는 제안을 해왔다"며 "이번에 방한하는 기관투자가들은 대부분 중국에서 해외 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자격(QDII·해외 투자 적격 기관)을 획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들이 방문하면 한국 증시에 대한 전망 및 유망 업종 등을 설명할 예정"이라며 "한국 증권사의 해외 투자 경험도 소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4월 QDII 제도 도입 1년여 만에 이들이 한국 시장 조사에 나선 것은 중국 당국이 위안화 절상 압력을 해소하기 위해 해외 투자 규제 완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국회) 폐막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말로 1조달러를 넘은 외환보유액의 다원화를 위해 국가외환투자회사(가칭 롄후이투자공사)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거듭 확인했다.

국가외환투자회사는 싱가포르의 국영 투자회사인 테마섹을 참고해 연내 국무원 직속으로 설립할 예정이다.

후샤오롄 국가외환관리국장은 전인대 기간 중에 "개인의 해외 직접투자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중국 전문가들은 "작년에만 위안화 가치가 3.35% 올라 QDII가 판매한 펀드의 수익률이 일부 마이너스를 기록할 정도로 부진한 성적을 보이자 미국 국채 등 안전 자산 위주에서 신흥시장보다 위험이 덜하면서 고수익을 낼 수 있는 한국 시장 등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증시에서 차이나 달러의 동향도 살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